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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하루 / 박얼서
박얼서 2025. 03. 16. 오전 07:26
263
박얼서 2025. 03. 16. 오전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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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하루 / 박얼서
땅끝에 내려
다시 또 작은 섬에 내려
일출이 하루해 스위치를 켜는 일이라면
일몰은 이를 잠시 꺼 두는 일이다
빈둥빈둥
지루하지 않게
역사를 만든 건 영웅들이지만
신화의 탄생은 동네 사랑방이었다
생각 숲에 들어
깊숙이 빠져들어
잠깐 아침을 뽐내는 나팔꽃이 있는가 하면
어둠을 갈망하는 달맞이꽃도 있다
분함도 미움도 없는
광야를 헤매다
겨우겨우
골목길 출구를 빠져나와
아직도 잠 못 이루는 시인이 있다
깊은 밤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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