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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창포 물기 털어내며

박종영 2025. 05. 24. 오후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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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창포 물기 털어내며

 

몇 날의 애틋한 봄밤이 지나갔다.

다짐 한 대로 마음을 비우고 

애써 닦아 놓은 봄기운 따라 집 떠날 준비를 했다.

그래도 정붙이고 살던 고향이라

머뭇대며 자리 못 뜨고 뒤돌아봐지는데,

푸른 물기 가득 안고 찾아오는

극진한 봄바람이 고와서

꽃창포 얼굴 다듬는 손놀림이 예뻐서

한해 더 살아보기로 마음먹었다.

봄물 뒤척이는 숨 가쁜 시냇가에 앉아 

마냥 속살거리는 꽃잎들의

입술이 보들보들하게 돋보이고,

봄 물결 마중하는 물봉선 저편으로

사라지는 저녁노을은

고운 무지갯빛으로 바라보아 즐거운데,
노란 꽃창포 물기 털어내며 

가슴 졸이게 하는 어느 날 오후,

그리움은 마음을 비워두고 기다려도 오지 않고

물결 그네 타고 노는 오월의 꽃창포.

 

글/ 박종영

 



댓글 4개

정채균 2025. 05. 24. 오후 06:31

아름다운 꽃창포의 찬사 시인님의 고운 마음이 향기롭습니다.

박종영 2025. 05. 25. 오전 08:52

시절이 어수선하고 갈길 바쁜 나그네처럼 분망하고 허전한 세상입니다. 나라걱정을 하던 젊은 시절의 기백은 어디로 갔는지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문희 2025. 05. 27. 오전 09:20

... 한해 더 살아보기로 마음먹었다. 집 떠날 준비를 했어도 봄 기운에 아우러진 꽃창포, 물봉선, 저녁노을 모두는 정든 고향의 풍경에 부족함이 없겠습니다만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는 진정한 자유가 없이는 더 살아보기도 괴로울 것 같습니다.

박종영 2025. 05. 27. 오전 11:29

시냇가에 피어 영롱한 노란 꽃창포가 흘러가는 세월을 붙잡고 아양입니다. 꽃그림에 어울려 물결은 잔잔한 세월의 느낌을 일러주고 농사일에 바쁜 농부의 손놀림은 한 폭 소중한 그림입니다. 푸른 오월이 흘러갑니다. 정겨운 말씀 감사드리며 건승하십시오. 존경하는 문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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