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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산사에서

박종영 2025. 06. 08. 오전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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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산사에서 /박종영

 

동백숲 솔바람이 게으른 동자승의 낮잠을 깨운다.

일주문 지나 고색이 짙은 대웅보전 앞에 이르니
단청 추녀 끝에 매달린 풍경(風磬)소리 맑다.
옥구슬이 부딪치면 저토록 청명한 바람을 낼까?
그 소리 바람에 실려 와 아둔한 귓속을 후빈다.
바람과 스치며 간지러운 소리를 보듬어
갓 출가한 행자 가슴을 파고든다.
왠지 부처의 앞에만 서면 마음이 찔끔거려 두렵다
어리석은 마음에 물든 탐욕을 내려놓으니
여기 참회로 엎드린 자리가 극락인가?

맑아진 눈에 부처가 보이기 시작하고, 
분향 내음이 헝클어진 머릿속을 맑게 한다.
이승의 한은 저승에 가서 푸라는
자광 스님의 설법이 극락왕생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고,
산 중턱 불이 산방의 댓돌에는 초여름 한나절
샛노란 햇살이 무더기로 쏟아지는데,
산수국이 달덩이처럼 고운 그 아래
천년의 고요를 감추고 묵묵하게 터 잡은 불이문(不二門),
어느 날에야 부처의 가르침을 깨우치고 산문에 들까?

 



댓글 4개

정채균 2025. 06. 10. 오후 05:57

청명한 산사, 대흥사가 떠오릅니다 여승들이 기거하는 청신암 마당에는 산나물 반찬거리를 말리고요 부처님 뵈오면 자비롭지만 천불전 다른 불상들은 무섭더이다 불전함 봉투에 백만원이라 써서 시주 했으니 장난이라도 두렵습니다.

박종영 2025. 06. 11. 오전 11:18

산에 있는 절이 매우 맑고 쾌적한 것은 높고 깨끗한 하늘, 싱그러운 자연의 숲, 평안한 분위기로 어우러진 산사의 모습입니다. 이는 정신적인 맑음과 평화를 추구하는 불교의 가르침과도 잘 어울리는 산사의 풍경입니다. 산 속에 자리 잡은 절 주변의 자연 환경이 맑고 푸르러 힐링과 치유를 느끼게 함도 청명함이 있어서 입니다. 산사에 들면 저절로 합장하는 사람들의 심리, 그건 소원을 얻기 위한 심리적 간청입니다.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문희 2025. 06. 12. 오전 11:00

고귀한 문장들이 다른 생각을 접게 만듭니다. 조용하고 평안한 산사에 들어와 맑은 정신으로 부처의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

박종영 2025. 06. 13. 오전 10:44

산에 들면 심신이 평온해지는 것은 자연이 주는 명쾌한 바람의 덕입니다. 산사 또한 우리에게 진정한 계시로 깨우치게 하는 영험함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찾아가는 산행은 곧 생각을 명료하기 위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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