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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햇곡

사색의향기 2013. 02. 18. 오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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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전화를 받고 생각난 김에 냉동실 문을 열었다.
비닐봉지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었다.
같은 것끼리 한데 모으려고 비닐봉지를 펼쳤더니
'핶곡'이라고 쓰인 종이가 들어 있었다.
녹두봉지 속에도 똑같은 글씨가 들어 있었다.
언니가 내 옆에 있었으면 꼭 안아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서툰 글씨가 자꾸만 언니의 얼굴과 겹쳐지고 있었다.
어깨 너머로 글자를 배운 것이 전부였던 언니.
내가 학교에서 '햇곡'이라는 글씨를 배우는 동안
언니는 '핶곡'이라고 배운 것이다.
'애야, 이거 맞게 썼지?'
언니가 보여준 종이에는 서툰 글씨로 '햇곡'이라고 쓰여 있었다.
언니는 요즘 노인대학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며
상기된 목소리로 자랑했다.
아픈 다리로 힘든 농사일을 하면서도
배운다는 즐거움에 빠진 언니의 모습은 더욱 활기차게 보였다.
- 박종금 수필, '언니의 핶곡' 중에서 -
어렵던 시절, 맏이라는 이유로, 딸이라는 이유로
배움에서 멀어진 경우가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안락하고 불편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댓글 20개

백성동 2013. 02. 19. 오전 09:02

배우려는 下心 사는동안 자신을 풍요롭게 합니다..

허만옥 2013. 02. 19. 오전 09:38

\"배움의 나이에 늦은 나이란 없다~♬ ♡파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빵긋빵긋♬~\"

김아란 2013. 02. 19. 오전 09:52

언니가 글씨는 잘 모른다해도 느껴지는 따뜻한 사랑은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행복이네요.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김희수 2013. 02. 19. 오전 10:09

눈가에 이슬이 맺치는 군요. 어려운 시절 그때의 그모습이 선연히 떠오르는 군요 누님, 동생들, 화이팅 하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

김종구 2013. 02. 19. 오전 10:28

지금은 상상도 못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지요. 그래도 그 시절에는 정이 주는 고마움이 늘 배어나왔어요.

김영임 2013. 02. 19. 오후 01:22

요즘 대부분이 대학을 나오다 보니, 배움에 대한 편견이 점점 더 심해지는 거 같아요. 7번방의 선물에서도 한글을 읽지 못하는 것을 숨기던 방장 아저씨가 생각나네요. 숨겨서 될 일이 아니라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중요한거 같아요. 자꾸 배우다보면 재미있는데, 처음 시작이 어려운 거 같아요.. ^^ 늦은 나이에 배우시는 모든 분들께 힘내라고 전하고 싶네요.. ^^

박소연 2013. 02. 19. 오후 01:51

희생, 사랑, 배움의 세 단어를 가슴에 담아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유은주 2013. 02. 19. 오후 05:30

또박또박 한자한자 소증히 읽고 쓰는 모습이보이는듯 하네요 참으로 이쁜 모습입니다

김성근 2013. 02. 19. 오후 09:15

평생교육입니다..언니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김영호 2013. 02. 21. 오전 11:59

언니분의 모습이 참으로 아릅답습니다. 꽁꽁 얼은 몸이 따뜻하게 녹아내립니다.

송지오 2013. 03. 30. 오후 12:48

자신을 가꾸는 아름다운 모습이네요^^*~

김덕식 2013. 04. 04. 오후 12:29

요즘은 딸이 더 좋아요

저녁놀 2017. 05. 26. 오후 01:04

누군가의 희생으로 안락하고 불편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서윤 2018. 02. 27. 오후 04:45

녹두봉지 속에도 똑같은 글씨가 들어 있었다. 언니가 내 옆에 있었으면 꼭 안아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림 2018. 03. 01. 오전 11:52

내가 학교에서 '햇곡'이라는 글씨를 배우는 동안 언니는 '핶곡'이라고 배운 것이다.

김산우 2018. 06. 13. 오후 10:34

언니는 요즘 노인대학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며

종 2018. 11. 04. 오전 09:24

'애야, 이거 맞게 썼지?' 언니가 보여준 종이에는 서툰 글씨로 '햇곡'이라고 쓰여 있었다.

자영 2018. 12. 03. 오전 10:33

내가 학교에서 '햇곡'이라는 글씨를 배우는 동안 언니는 '핶곡'이라고 배운 것이다.

국 2018. 12. 03. 오전 10:45

언니는 요즘 노인대학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며 상기된 목소리로 자랑했다.

김국환 2018. 12. 31. 오후 01:38

누군가의 희생으로 안락하고 불편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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