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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보이는 사람

사색의향기 2013. 07. 25. 오후 05:58
15851
밥 때가 되면 어김없이 길고양이들이 옵니다.
여럿이 섞여 귀는 뒤로 젖히고 사료그릇에 얼굴을 댑니다.
그러나 그 중 한 녀석은 항상 뒷전에 앉아있습니다.
다른 고양이들이 먹는데 정신을 팔아도 그는 꼭 뒤처져있습니다.
두 곳으로 나누어 먹이를 주어도 여전합니다.
배를 채운 고양이들이 물러나면 그제야 밥그릇에 다가오는데
먹이가 거의 없거나 바닥이 났을 때입니다.
'저래서 어디 제대로 먹이나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어 다시 먹이를 담아줍니다.
한발 뒤처진 아이를 보는 듯합니다.
약지 못하다고 늘 잔소리를 듣는 아이가 있었으니까요.
서로 먼저 가야한다고 뛰어가는 세상,
경쟁에서 처지면 무능력하다고 손가락질 받는 세상인데 말이지요.
그러다 생각해봅니다.
소심하고 소극적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누군가에게 자리를 내주고 돌아서는 사람은
가슴이 넓은 썩 괜찮은 사람이 아닌가 하고요.
안쓰러워 그 고양이를 한 번 더 살피듯
그런 사람은 더욱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 최선옥 시인

댓글 27개

백성동 2013. 07. 26. 오전 04:33

바로접니다...시인님

김시길 2013. 07. 26. 오전 05:30

좋은글 감사합니다

정낙민 2013. 07. 26. 오전 08:37

안쓰러워서 답답해 하고... 손으로 밀어서 북돋우어 주려해도, 점잖게 사양하던 그 아이는, 항상 뒤처져서 혼자 서 있었지요. 공부는 중간 정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지, 참고서 하나 없이도 늘 넉넉하게 웃으며 조바심치지 않던 그 아이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는지~~~

전금자 2013. 07. 26. 오전 09:32

늘 뒤에 서 있어도 된다고 여겼었습니다 바보같다는 말이 그리 싫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자식일에 그러다보니 제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제 자식의 눈과 마주쳤을 때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인가봅니다 함께 살고자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던 시기가...... 지금도 여전히 앞장서는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 등에 올려진 장애아이들을 대신하여 사회에 나아갑니다

김하정 2013. 07. 26. 오전 09:34

약간 뒷전에 서서 망설이는 사람이 있어요. 언제나 그랬듯이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그래서 스스로 안쓰러울 때도 있어요.

박소연 2013. 07. 26. 오전 11:16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진광 2013. 07. 26. 오전 11:24

먼저 먹구 앞서 간다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김덕식 2013. 07. 26. 오후 03:10

고맙습니다

김현민 2013. 07. 26. 오후 04:09

꾸준하게 보내 주시는 아름답고 촉촉한 글들~~~ 늘 고마운 마음으로 읽고 느끼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을~~~~^^

정용원 2013. 07. 26. 오후 04:53

자기 보다 먼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있으나 그런 사람은 세상에서 항상 뒤쳐지기 마련인 데 그런 사람있어 사회가 더 훈훈해지는 것입니다. 버스를 탈 때에도 남보다 먼저 타겠다고 날뛰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착한 사람이 많아지면 참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많아져야 사회는 더욱 밝아지고 살기 좋을 것입니다.

정용원 2013. 07. 26. 오후 04:55

자기 보다 먼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있으나 그런 사람은 세상에서 항상 뒤쳐지기 마련인 데 그런 사람있어 사회가 더 훈훈해지는 것입니다. 버스를 탈 때에도 남보다 먼저 타겠다고 날뛰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착한 사람이 많아지면 참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많아져야 사회는 더욱 밝아지고 살기 좋아질 것입니다.

강현이 2013. 07. 26. 오후 05:02

조금 뒤처져있으면 더 멀리 아주 밀쳐내버리는 이기적인 아이들이 많은 아픈 세상입니다ㆍ마음이 아픈 그 녀석들을 어떻게 이끌어주어야 할지 고민이 많은 세상입니다

홍해근 2013. 07. 26. 오후 06:44

참으로 징한 말씀입니다. 건강합시다.

최혜진 2013. 07. 27. 오전 01:24

길 고양이 이야기 마음에 깊이 와닿네요. 제가 주는 밥먹는 애들중에 한 녀석이 그러네요. 늘 저만치 떨어져서 지켜보고만 있는 모습이 더 맘쓰이게 하는......

김성근 2013. 07. 27. 오전 07:20

마음에 와 닿는 참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녁놀 2013. 07. 27. 오전 11:14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김성주 2013. 07. 27. 오전 11:19

항상 감사합니다.

유은주 2013. 07. 27. 오후 01:29

날마다 어눌하고 야무지지 못하다고 핀잔듣고 이용당한다고 어리석다고 야단 들었는데.... 그래도 약지못한 제가 좋으네요 감사합니다 위로의 글 같으네요

모모 2013. 07. 27. 오후 09:56

* 오늘의 향기메일로 주신 글을 읽다보니, 요즘 모 방송국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못난이 주의보”를 보는 것처럼 느낌이 새롭습니다. 누구라도 갑(甲)이 되고 싶어 하는 세상에서 스스로 을(乙)의 위치에 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은 그들을 “못난이”라 부를지 모르지만 지각이 있는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세상은 그들이 있어서 그래도 살아 볼만한 곳이라는 것을... 그리고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켜가는 것은 그들 “못난이”라는 것을... 사색의 깊이를 더하게 만드는 귀한 글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그리고, 시인님의 말씀처럼,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송지오 2013. 12. 31. 오후 05:16

마음이 따듯해져 오네요~~~

서윤 2018. 03. 21. 오후 03:59

경쟁에서 처지면 무능력하다고 손가락질 받는 세상인데 말이지요.그러다 생각해봅니다

림 2018. 03. 23. 오전 10:06

소심하고 소극적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누군가에게 자리를 내주고 돌아서는 사람은 가슴이 넓은 썩 괜찮은 사람이 아닌가 하고요

김산우 2018. 06. 29. 오후 12:16

한발 뒤처진 아이를 보는 듯합니다. 약지 못하다고 늘 잔소리를 듣는 아이가 있었으니까요

자영 2018. 11. 17. 오후 01:54

'저래서 어디 제대로 먹이나 찾을 수 있을까.'걱정이 되어 다시 먹이를 담아줍니다.

국 2018. 11. 17. 오후 02:04

서로 먼저 가야한다고 뛰어가는 세상, 경쟁에서 처지면 무능력하다고 손가락질 받는 세상인데 말이지요.

종 2018. 11. 20. 오전 08:49

한발 뒤처진 아이를 보는 듯합니다.약지 못하다고 늘 잔소리를 듣는 아이가 있었으니까요.

김국환 2019. 01. 16. 오전 11:53

누군가에게 자리를 내주고 돌아서는 사람은 가슴이 넓은 썩 괜찮은 사람이 아닌가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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