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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나비

사색의향기 2016. 08. 05. 오전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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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햇살 한 짐 들쳐 멘 나비, 철둑 개찰구를 가뿐하게 빠져나온다 

허공 몇 장을 넘겨 행선지를 훑더니
빠듯한 시간,
단락도 쉼표도 생략한 채 달아오른 철길을 읽는다
 
레일에 꽂힌 날개가 책갈피가 되는 느낌을 이쯤에서 읽는다
 
저만치 소실점을 끌고 오전이 달려오고
점점 커지는 녹슨 울림을 완독하지 못한 날개가 열차 선 밖으로
사뿐 물러선다
 
아른아른 계절을 싣고 휘우듬 계절의 행간을 빠져나가는 열차소리
달리는 것밖에 모르는 열차처럼
날아갈 일밖에 없는 나비는 얼마나 많은 꽃의 운명을 통과했을까
 
노곤함을 어깨 한켠으로 비스듬 내어주는 여행길
뿌리 깊은 족보가 어느새 너울너울 멀어진다
 
내게서 이미 날아가 버린 편도의 인연들
문득, 마음을 빠져나가는 가벼운 날개를 앞섶에 꽂고 싶은데
내 들숨과 날숨을 읽지 못한 나비의 속독이 저만치 멀다
 
나를 벗어난 여행은 다시 익숙한 노선을 따라 돌아올 수 있을까
저 너머,
깨알 같은 KTX시간표가 초속으로 넘어간다

- 시, '문득, 나비'

******

문득, 나비처럼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싶은 때입니다.
하지만 이 더위도 잠깐,
다시 힘차게 일상으로 돌아갈 계절이 올 겁니다.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 최연수 시인


댓글 25개

문희 2016. 08. 05. 오전 08:49

더위를 모르는 기차처럼, 세상 걱정 없는 나비처럼, 말 필요없는 싸움없는 조용한 여행이 없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이번 주말만 이라도...

정태호 2016. 08. 05. 오전 09:04

참 좋은 시입니다.

서용칠 2016. 08. 05. 오전 09:41

문득이라는 단어는 시어이다 차곡이 쌓인 수많은 사연들이 문득이없다면 꺼낼수가없다 문득생각나는것은 부정이나 불길한 내용은없고 긍정의 말들이 튀여나와좋은 시를 창작한다

허만옥 2016. 08. 05. 오전 09:48

♬자유롭다♬ 나비처럼 가볍게 살자~^.~ 감사합니다~*^^*

김진광 2016. 08. 05. 오전 10:13

더위먹으러 떠나기가 쉽지 않네요...

박종영 2016. 08. 05. 오전 10:14

더운 아침에 참 좋은 시로 더위를 이겨냅니다. 감사합니다. 건승하세요//

김덕식 2016. 08. 05. 오전 10:53

고맙습니다..

서윤 2016. 08. 05. 오후 12:53

오늘도 무더위는 기승을 부린다. 땀을 흘러 일하는 농부곁 나비는 너울 너울 춤추며 열매를 맺게 만든다.

림 2016. 08. 05. 오후 01:46

얄미운 나비 살랑거리며 왔다가 도망가버리네 뜨거운 햇살 혼자 더위도 모른체 사랑만 주고 가버리는 나비.

정창훈 2016. 08. 05. 오후 02:37

폭염에 넉다운되기 쉽네요... 건강 잘 지키세요^^*

zuro59 2016. 08. 05. 오후 02:40

어디론가 문득 생각도 없이 훌쩍 떠나고 싶네요...현실이 어려워 묶여 있는 지금이 그렇지만,.. 폭염의 여름나기 잘 넘기시길~~....감사합니다^^*

유은주 2016. 08. 05. 오후 09:55

나비야 청산가자, 벌나비 너도 가자 ,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문득 떠오르는 작자 미상의 싯귀인데...맞는지 모르겠네요

박혜경 2016. 08. 06. 오후 01:04

너무 더워서 그냥 집에 콕 있는 것이 더 나은 듯,,,,너무 더워요..동식물이 다 힘들어 하는 듯,,,

오세진 2016. 08. 06. 오후 11:35

정말 더운 요즘입니다. 하지만 결국 시원함이 찾아 오겠지요.

안성훈 2016. 08. 08. 오전 08:52

이또한 지나가리라

황보순 2016. 08. 09. 오전 09:20

윤 도현밴드\"나비\"가 생각나네요..자유롭게 날자...

서영습 2016. 08. 09. 오전 10:59

더위가 나비따라 훨훨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좋은 시를 읽으니 마음이 잠시나마 한가로워 지네요. 감사합니다.

이명구 2016. 08. 21. 오전 06:19

시가 너무 어렵군요.나는 공부할 때 쉽게 써라는 말을 듣고, 또 들었어요.

저녁놀 2017. 06. 17. 오후 02:46

나를 벗어난 여행은 다시 익숙한 노선을 따라 돌아갈 수 있을까.

국 2018. 07. 24. 오전 09:45

점점 커지는 녹슨 울림을 완독하지 못한 날개가 열차 선 밖으로 사뿐 물러선다

자영 2018. 07. 24. 오전 10:54

점점 커지는 녹슨 울림을 완독하지 못한 날개가 열차 선 밖으로 사뿐 물러선다

윤 2018. 07. 30. 오후 01:24

날아갈 일밖에 없는 나비는 얼마나 많은 꽃의 운명을 통과했을까

림 2018. 08. 01. 오전 10:52

내 들숨과 날숨을 읽지 못한 나비의 속독이 저만치 멀다

김산우 2018. 10. 26. 오후 06:43

저 너머,깨알 같은 KTX시간표가 초속으로 넘어간다

종 2019. 03. 08. 오전 11:16

내게서 이미 날아가 버린 편도의 인연들 문득, 마음을 빠져나가는 가벼운 날개를 앞섶에 꽂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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