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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곽(水廓)

사색의향기 2018. 05. 08. 오전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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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물처럼 맑다고 생각했다.
물로 집 한 채 지었거나
물의 집이라는 생각도 가져 보았다.
그런 나를 비추자 물빛이 흐려졌다.
내가 지은 집은 지는 해로 지은 것이었다.
고인 물을 막은 것에 불과했다.
내가 흐르는 물자리였으면
새 몇 마리 새 자리를 놓았을 것이다.
갑자기 눈물이 솟구치는 것을 보면
눈물로 지은 집 한 채가 부서졌고,
눈물도 거짓으로 흘릴 때가 많다고 생각했다.
내가 누운 집이 두꺼비 집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깊다는 생각은 그만 두기로 했다.
물은 엎드려 흐르는 것인데
내가 지은 집은 굽이 높았다.

- 문정영, 시 '수곽(水廓)' 


풀어놓아 흘러가게 두는 것이 순리라지만,
살면서 가두고 묶어두는 것들이 많지요.
고여 있다가 흐려지거나 썩어가는 것들.
내 안의 생각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하지만
때로 나만의 틀에 가두어서 고집으로 변해버리는 것은 없는지요.

댓글 21개

김진광 2018. 05. 08. 오전 09:25

상선약수라 했지요

김덕식 2018. 05. 08. 오전 10:03

감사합니다..

이인환 2018. 05. 08. 오전 10:04

求道하듯 거짓을 고백하는 삶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부디 저 詩語들이 위선이 아니기를 . . .

저녁놀 2018. 05. 08. 오전 10:34

바람도, 물도, 세월도 흘러 가는 세상살이........

서윤 2018. 05. 08. 오전 11:59

흘러 흘러 작은곳에서 넓은 곳으로 흘러가듯, 한해 두해 흘러 가듯.......

오세진 2018. 05. 08. 오후 12:11

물과 사물들....가두기 보다는 본연스럽게.....

종 2018. 05. 08. 오후 12:25

아름다운 풍경이 저 흘르는 물속에도 하나 더 있었다.

자영 2018. 05. 08. 오후 12:38

맑은 물위에 구름처럼 수곽이 있다

김산우 2018. 05. 08. 오후 12:51

수곽으로 바라보라, 수관은 수곽은 그대로 물위에 떠 있다.

림 2018. 05. 08. 오후 01:01

물위에 그대로 있는 것은 흐르는 데로 누가 와 있는데로 말없이 지켜만 보고 있다.

서용칠 2018. 05. 08. 오후 01:05

물을 다스리는자가 애민정신 물에 갇혀서 산다면 우물안 개구리 물도 흘러가야 넓은 바다에 닿는다

안성훈 2018. 05. 08. 오후 01:34

좋은글 감사합니다.

박종영 2018. 05. 08. 오후 01:55

물은 엎드려 흐르고, 집은 문턱이 많아 엎드릴 수 없는채로 서 있는것이라는데, 명제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창훈 2018. 05. 08. 오후 02:02

저도 철없을 때는 맑은 줄 알았던 물이 세파에 탁수로 변했고...몸도 그러한 것 같습니다...

zuro59 2018. 05. 08. 오후 02:05

너무 늦은 것 같지만...그래도 오염된 마음을 정수로 정화하며 살고 싶습니다... 남은 세월을 말이죠...물 흐르듯 살고 싶어요...좋은 글, 감사 드려요~~~^^* 부모님이 그리워지는 날이네요...

윤희원 2018. 05. 08. 오후 05:37

물 흐르는대로 세월도 흘러갑니다 감사합니다*^^*

이봉철 2018. 05. 08. 오후 07:31

물의 울림 잔잔한 물은 흔들림이 없지만 그걸을 깨는 것은 사람이 아닐까

유은주 2018. 05. 12. 오후 02:43

그냥 흐르는대로.....순응하는 물의 모습,....감사합니다

박찬애 2018. 10. 09. 오후 03:33

인생사 물 흐르듯 순리대로 살아가리라

김산성 2018. 12. 28. 오전 09:34

내가 지은 집은 굽이 높았다.풀어놓아 흘러가게 두는 것이 순리라지만,

종 2019. 05. 08. 오전 08:48

눈물도 거짓으로 흘릴 때가 많다고 생각했다.내가 누운 집이 두꺼비 집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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