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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사색의향기 2019. 06. 18. 오전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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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지지 않도록 우리는 둘러앉는다
그는 하루의 안부를 묻거나 나는 시시콜콜한 말을 밥그릇에 퍼 담는다


헐거워진 다리들이 식탁을 들어 올린다
어느 날 식탁 유리가 깨졌다


나는 분명한 것을 원했고 그의 태도는 늘 희미했다
점점 둥글어지는 그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몸도 미워졌다
점점 우리의 삶은 식탁을 닮아 애매모호해졌다
둥근 것으로부터 쨍그랑거리고 싶었다
 
카페나 술집에 가도 둥근 탁자를 피해 앉았다
모난 돌처럼 모난 말이 들끓었다
 
두루뭉술한 것들이 나에게 머리를 숙이기 시작했다
까칠하게 그것들을 복종시켰다 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누군가가 화해의 손을 내밀었지만


둥근 식탁을 버리고 사각 식탁을 들였다
이제 그 식탁엔 마주 보고 앉을 일이 없다
이 식탁에는 네 개의 모서리가 있다


- 문설, 시 '식탁'


둥근 것이 두루뭉술해서 모호하다고 생각한 적 있습니다.
편해서 눈이 가지 않는 것들.
둥글게 살라지만, 날렵한 턱선이 좋고 날씬한 몸매가 좋습니다.
예리함이 좋습니다.
그래서 내 안의 각을 세워보지만, 그것이 결국 나를 찌르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댓글 18개

강주화 2019. 06. 18. 오전 09:14

한 가정의 식탁이 회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손도손 3대, 4대가 함께하는 매일의 식탁... 가정도 사회도 우리들의 삶도 사랑으로 회복되는 그날을 꿈꿉니다.

이봉철 2019. 06. 18. 오전 10:47

좋은글입니다.

서용칠 2019. 06. 18. 오전 10:59

혼밥시대에 그나마 친구를 만나고나 동창회등 모임이있는날에도 모난 네모진 테이불에 각을 세우며앉는다 동글게살자

박종영 2019. 06. 18. 오전 11:04

식탁은 둥근것 보다 사각인것이 더욱 안정적입니다. 감사합니다.

정창훈 2019. 06. 18. 오후 03:35

둥글고 단순한 게 좋아진 지금입니다^^*

강루미 2019. 06. 18. 오후 03:38

네 개의 모서리가 있다. 날을 세우고 사는 자신을 돌아봅니다. 둥그란 식탁에 앉아 둥그스름한 말을 주고받기를

zuro59 2019. 06. 18. 오후 03:42

둥그런 식탁에서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사를 하던 예전이 그립습니다...지금은 모나고 사각인 식탁이 대세처럼 보이고 깔끔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너무 네모난 세상에서 살고 있는 듯 하네요. 혼자사는 세상, 식탁이 따로 없이 식사하기도 하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하루키 2019. 06. 18. 오후 05:54

둥글둥글하게 살아가는 것 만큼 날카로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

Bear 2019. 06. 18. 오후 07:05

존재가 아닌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세진 2019. 06. 19. 오전 12:56

연대의 시대, 감사합니다.

안성훈 2019. 06. 19. 오전 09:07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식탁이 아닐까요. 요즘에는 식탁이 과시나 장식용으로 의미가 더 커진거 같아요. 내용보다는 외형이 중시되는 듯

김진광 2019. 06. 19. 오전 10:11

대화가 필요합니다.

미미 2019. 06. 19. 오후 04:07

문설님의 글 잘 보았습니다 ^^늘 좋은 작품 응원 합니다ㆍㆍ

김기용 2019. 06. 20. 오전 08:10

세상살이 힘들때 그저 두루뭉실 살라고 하지만 다가오는 일들이 녹록치 않으니 때론 예리한 판단이 필요하기도 하데요. 힘든 요즘 모두 정신차리고 살아가자구요.

문희 2019. 06. 20. 오전 09:14

식탁, 많은 의미를 보여주고 있군요.

김덕식 2019. 06. 21. 오후 01:16

감사합니다....

김형원 2019. 06. 24. 오후 04:23

식탁은 육신에 애너지를 충당 하는 지정된 장소이지만 그보다도 먼저 영혼에 양식을 가득 채워줄 생명에 말씀이 가득하게 꾸며주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합니다..

김민재 2019. 12. 03. 오전 10:05

정겨운 식탁의 모습은 따스한 가족을 연상시키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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