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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개의 방에서 맛보는 백 가지 맛
봄이 베어 먹은 살구는 그믐으로 익는데
저 달, 말끔한 사기砂器입니다
배는 곯지 말아야지
졸음 참는 달에 푸짐한 맛을 옮겨 심습니다
삼거리 원조 찐빵, 반으로 쪼갠 햇고구마에
백 개의 노란 보름이 들어 있습니다
솥뚜껑에 부쳐 내놓은 배추전에
배고픔이 납작합니다
후일담은 겨울 건넌 따스함 같아서
달빛보다 몰입이 더 밝아질 때쯤 주렁주렁 별들을 채우는 물병자리
빛들이 비워지면
아껴둔 샛별 하나 오래오래 녹여 먹어야겠습니다
백 명이 바라보면 백 개의 달이 되지
희고 둥근 백 개의 방에서 맛보는
백 가지 맛
후루룩,
손잡이가 없어 소리가 더욱 매끄러운
볼 깊은 달들을 꺼내
포옥 우려낸 멸칫국물에 국수 한 사리씩 말아내도 좋겠습니다
- 최연수, 시 '백 개의 방에서 맛보는 백 가지 맛'
벌써 2월, 남은 추위도 건너가면 봄이 온다는 소식이 들릴 겁니다
하나의 달을 각자 바라보며 백 가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2월도 힘차게 견뎌보세요.
댓글 11개
좋은 글입니다
동짓달 섣달, 기나긴 밤 새참으로 갓 삶아내온 김치 국수가 긴긴밤을 짧게하여주었다 .
캬~~~~~ 납작한 배고픔!
감사합니다...
좋은시 감사합니다.
바쁘게 사는 삶이 죄는 아닌데 마음까지 분주하니 사색의 시간이 없군요~~^-^ 문득, 시를 읽는 마음들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오늘 향기메일도 감사드립니다.
멋진 삶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삶이 그렇게 채워지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달에 백가지 생각이 들어도 또 새로운 달과 희망을 가지며...좋은 시, 감사합니다^^*
항상 좋은 글은 깊은 성장에서 나오게 되는거 같네요.
백가지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좋은 시 읽으면서 생각에 잠기네요
생각이 많은 요즘이지만 더욱 단순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려 합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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