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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같이 화를 내어었다.

텃밭 2004. 08. 13.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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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잠시만 돌아다녀보면, 정신병자도 많고 정신과 의사들도 참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자신은 우울증에 조울증에 성격장애에 피해망상증에 공황장애에 별에 별 병명을 다 붙혀서 자신을 꾸민다. 그리고 그런 사람에게 병명을 더 갖다붙히는 정신과 의사들도 많다.
이쁘게 단장하는 것만이 꾸미는 것은 아니다. 가장(假裝)도 역시 꾸미는 게 아닌가. 어디서 줏어들은 병명들로 자기 자신을 불쌍하고 외로운 존재로 꾸민다.
나는 나 자신을 그렇게 꾸미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는 꾸밀 필요도 없이 불쌍하고 외로운 존재이다. 그러나 내가 저네들과 다른 점은 나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 역시도, 나 아닌 모든 사람들이 다 불쌍하고 외로운 존재라는 걸 알고 있다는 점이다. 모두가 불쌍하고, 외롭다. 그대도 나도, 부자도 가난한 이도, 노래하는 이도 춤을 추는 이도.
'기운내라, 넌 웃는 얼굴이 더 잘 어울려.'
그냥 '응, 고마워. 노력해볼께'하고 말았으면 되었을 것을, 나는 그 가을, 무엇에 그리 신경에 날이 서 있었던지.
'안 그런 사람도 있냐? 우는 얼굴이 어울리는 사람도 있어? 울고 싶은 사람에게 웃어라고 하는 것도 얼마나 스트레스인줄 알아!!! 나는 우울하지도 못해? 내가 웃을 때만 그저 반갑고, 울 때는 저리 가주었으면 하는 거야?? 그냥 내가 울 때 그냥 가만히 있어줘도 되는 거잖아!!'
내 말이 틀리고 맞고의 문제보다, 내게 좋은 말해주는 상대에게 쏘아부칠 말은 아니었다. 그래도, 적어도, 내 웃는 얼굴을, 절반이라도 좋아해주고 이쁘게 봐주는 사람에게 할 말은 아니었다. 자신의 몸을 씻겨주는 주인의 팔을 물어버린 개 꼴이 된 것이었다. 난데없이 물을 끼얹었다고, 물어버린 어리석은 개...
'그대도 무척이나 웃는 얼굴이 어울려요.
내가 그대 얼굴에서 웃음이 안떠나게 해줄께요.'
오늘 동쪽으로 부는 바람에 대고 속삭여 보았다.
... 들었을까...?
(오랜만에 극화체를 흉내내보았는데... 저것도 당최 안그리다 보니, 어깨밑으로는 선하나 긋기가 힘드네요...
그리고 저 등장인물은 텃밭과 무관함을 밝힙니다.)

댓글 3개

목살만네근 2004. 08. 14. 오전 12:00

텃밭님의 지극히 주관적인 글들이 제 가슴에 와 닿는군요. 그림과 글의 깊이가 조화롭고 무게있게 변해 가는 것 같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박혜정 2004. 08. 14. 오전 12:00

텃밭동생이시네. 블루언니야. 반갑다...

텃밭 2004. 08. 14. 오전 12:00

우왕. 언니 이름이 혜정이였어요? 우왕! 혜정언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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