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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삼안 2004. 10. 18.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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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

거뭇한 어둠보다 늦게 다다른 문
모나지 않을만큼 헐렁해진 익숙함으로
구멍 속, 그 틈에 열쇠를 끼우다
세자리의 난수표를 해독한다.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숫자가 되었다.
퇴근길, 네 갈래 허공에 걸린 매달린
오늘의 교통사고 사망자수와
내 식도를 헤집고 지나쳤던 열량의 무게
하루 몇 번의 입맞춤과
일주일에 몇회의 기준 변화 되어버린
대화

살아오면서
몇번의 외길에 섰고
몇 번의 시행착오와
얼마나 많은 헤아릴 수 없음의 아픔과 눈물,
절망을 맛보았던가를 열개로도
부족한 헤아림으로 되짚고 되짚는다.

그러나
결코 헤아리지 말아야 할 것
내가 받은 사랑의 깊이는 얼마나되며
내가 갖고있는 그리움의 길이는 또 얼마나 길게
늘이어졌는가
지금 나로 인해 행복을 느끼는 이 사람과
나를 행복으로 이끄는 이의
이해와 책임의 무게

지금 내가 서있는 문앞, 무감각의 철문에 적힌
번호의 의미없음을 안다
번호 너머엔
내가
나를
수치화하지않는 사람이 항상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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