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수수
한점배 2005. 02. 24. 오전 12:00
7654
한점배 2005. 02. 24. 오전 12:00
7654
수수/
오래 갈지 않아 먹물처럼 번진 하늘로 까치발 들었다
꽃도 아닌 잎새도 아닌 알곡없는 머리
푸석푸석하고 가는 몸뚱이로
악착같이 바람 꺾으며 하늘을 쓸었다.
후두둑대던 비소리 그치면 내 불임의 죄도 같이 그쳤다.
각으로 끊인 등허리로 허연 生의 심줄 터져 나왔다
하늘은 성게 가시같은 햇살로 나를 다독였다쭉정이 마저 떨어 여러개를 모아 윗목이나 아랫목에서
대청마루를 지나 종말에는 땅을 쓸며 닳고 닳다가
늙은 닭 벼슬 처럼 내 生도 휘어지면
후두둑대는 비 내 속으로 스며 들어
청춘의 모든 비질은 아름다웠다고 속삭여 주는 것
고마운 일이다.
내 生에 내가 감사하며 잃어져 간다는 것은
댓글 2개
운영자
2005. 02. 24. 오전 12:00
오랜간만입니다. 좋은글을 읽는 기쁨은 언제나 새롭군요...^^*
채 원
2005. 02. 25. 오전 12:00
어머니의 지문과 함께 고향집 부엌에서 닳아가던 몽당수수 빗자루, 잊혀졌던 오랜 기억을 더듬으며 시인님의 글 여러번 읽다가 갑니다. 좋은글 자주 접했으면......^^*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