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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같은 사랑 *

유민자 2005. 04. 12.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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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아침 같은 마음 !
        '가을 사랑' ...사랑 맛을 느끼며 읽어 주실래요?
* 가을 사랑 *
     

                                                                                               


  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가을사랑이 있다. 푸르고 맑은 하늘을 닮은 사랑이 옹기종기 모여 햇살에 반사되어 사방으로 흩어진다.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어머니의 마음을 본다.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어머니의 노래를 흥얼거려 본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늘 웃으며 자리를 내어주시던 어머니를 생각하며 내가 받은 ‘내리사랑’을 쉼 없이 아이에게 준다. 어머니가 내어준 나무등걸에 앉아 편안한 마음으로 나의 아이를 본다. 작은 용기와 당찬 자신감으로 이 세상을 기쁜 마음으로 미래를 향해 서슴없이 걸어가는 귀여운 욕심들이 보인다.


꿈이 있는 아이는 언제나 아침이다. 아침 같은 막내딸은 미술을 전공한 의상디자인학과 대학 4학년 학생이다. 사춘기 시절에 나를 무척이나 힘들게 했던 셋째 딸이다. 중학교 때부터 멋을 낸다고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며 부끄럽게 비추어진 자신의 끼들을 많이도 보였던 아이였다. 치마 단을 줄여 짧게 입고 아주 타이트하게 줄인 교복은 내가 보기에도 불량스러워 보였다. 공부보다는 미술을 하는 다양한 친구들과의 이야기꽃으로 늘 생글거렸다.

담임선생님의 부름을 받던 날 나는 민망함을 잊고 꽃을 사갔다. 지금도 아이는 웃는다. 지적을 당하여 교무실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데, 좋은 날인 양 착각하고 아주 커다랗게 보이는 한 아름의 꽃다발을 들고 온 엄마 때문에   무안했던 날이 모녀의 기억 속에 아직도 남아 있다.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믿는 행동은 장난기와 호기심만으로 저지르고 마는 아이. 다시 학교를 또 방문할 때 나는 아이의 눈흘김을  무시한 채 한번의 경험을 살리며 그냥 또 꽃바구니를 들고 갔었다. 선생님께서 예쁜 꽃을 바라보며 나의 아이의 경솔함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고쳐질 거라 위로해 주었었다.
성장한 지금은 스스로가 즐겨하는 분야이기에 늘 분주하고 성실하다. 그때는 엄마의 순수한 마음으로 자식을 사랑하는 평범함 속에 있는 모범만을 보여주려고 했다. 아이의 장래만을 생각하고 청소년의 자아를 무시했던 부족한 나의 교육관 때문이었다. 

  공부 시간이 짧다고만 생각했던 아이는 현재 대학 강의실 앞자리를 고정시킨 채 교수님들에게 사랑을 받는 듯 하다. 주어진 과제 이상으로 정성을 쏟는 자신이 이제는 대학 내에서 인정받은 ‘홍보용 인물’이라며 깔깔거리는 장난기어린 웃음이 나에게는 아직도 어려 보이기만 하다.  자신이 즐겨하는 것에는 최선을 다하며 최고를 향해 달린다는 하나의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줄겁기만 하다.

  학생신분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더니 일년 전 경제적 어려움에 대처한다며 소자본을 요구했다. 건방진 모습으로  사업한다며 거창한 문구를 사용 한다. 친구와 함께  사업승인을 받고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더니 시장에서 원자재를 구해왔다. 스스로의 아이디어로 미술과 접목된 여성 의상소품인 ‘겉옷 같은 속옷’아이템인 여러 품목들을 만들어냈다.


하루는 뜬구름 잡듯이 “엄마, 나 붙었다!”며 소리쳤다. 한국 중소기업청과 모 경제신문주최로 ‘아시아 대학생 창업 교류전’ 열리는 한․중․일 대학생 벤처 교류전 한인 50인에 선정되었다고 했다. 중국 북경대학교에 초청 받아 서로의 창업정보를 교환하며 아시아 창업펀드에 합류한다며 기뻐하는 아이를 볼 수 있었다. 자격조건은 참신한 아이템과 더불어 다양한 언어를 요하며 모든 언어가 중급 이상이면 우선 선발이었다. 딸아이는 신청했었지만 자격조건부터가 미달이었다. 영어 하나만 초급수준을 유지 할 뿐 일본어는 왕초보 중국어는 전혀 하질 못했다. 성실하게 제출한 인터넷 사업만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기에 더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선발된 그 날부터 서점을 드나들며 영어 중국어 일본어 회화 책을 사왔다. 


밤을 새며 학교 과제를 마치면서 주문량을 직접 만들며 작은 경험을 보태던 어느 날, 딸아이는 꿈꾸는 표정을 지은 채 서 있었다. 긴 칼을 옆구리에 차고서 ‘어때’하는 표정을 짓고 나에게 향해 서 있었다. 가끔씩 보여주는 아이의 당돌함을 알기에 의아심에 찬 아이의 모습을 바라봤다. 졸업 작품전을 앞두고 『대륙의 혼』이라는 큰 제목아래 고구려 복색을 현대화시킨 의상이 자신 컨셉이라며 의상 소품인 긴 칼을 창업교류전인 중국을 다녀온 길에 사 온 것이다.


“한국에서 골동품가게에 가서 사면 엄청 비싸다던데 만원밖에 안주고 사왔어” 스스로의 기특한 발상에 흐뭇한가보다. 친구들이 절대로 통과 시켜주지 않는 다는 긴 칼을 영종도 공항 체험을  이야기했다. 아주 미세한 금속인 작은칼도 검색에 걸리는데 무조건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사들고 들어온 애교 섞인 경위를 들은 직원은 설득과정을 한참을 거친 후, 금속부분은 두고서 칼집만을 가져가라는 허락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칼집 속에 칼이 빠지지가 않아서 여러 분야의 직원이 동원되는 수고로움을 거치면서 아이의 행동은 공항 안 하나의 사건을 만들었다한다. 긴 시간을 소요하며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가운데 칼집에서 칼을 어렵게 뺄 수 있었다 한다.


많은 대화 속에서 다음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우릴 찾아오라는 공항직원의 말씀을 뒤로 한 채 그분들의 뇌리에 의상학을 하는 특이하고 당돌한 아이로 각인시켜 놓았을 것이다. 안 되는 일이라도 작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 아이. 그리고 어려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친구사이에 영리함과 다양한 재주를 지닌 ‘착한 여우’라는 별명도 얻고 있는 아이. 부족한 자격조건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 온 후에도 주최한 경제신문 한 면을 장식하며 미래를 찾아가는 가능성 있는 대학생들이라며 창업교류전의 성공적인 이모저모를 소개한 아이. ‘속옷의 겉옷화 트랜드를 상품화한 언더웨어와 주얼리가 사업아이템’이라며 높은 관심으로 소개한 아이. 인터넷에 자신의 이름을 클릭하면 기사가 나온다며 스스로의 모습이 대견스럽고 신기한지 클릭을 반복하는 아이. 내 아이의 내 자랑은 끝이 없다. 그리고 그 자랑이 얼마나 큰가를 가늠해본다.
 
  
 부모님이 나에게 주신 사랑은 가을 햇살 같은 사랑이었다. 아낌없이 주어 열매를 맺게 하는 사랑. 겨울을 염두에 두고 다시 올 봄을 맞이하는데 필요한 힘을 갖게 하는 사랑이었다. 그 가을 사랑을 나는 오늘도 또 딸아이에게 주려한다. 하지만 이미 그 아이는 내가 닿을 수 없는 꿈을 보이며 저만치 웃고 서 있다. 호수에 비친 나를 보면 ,무성한 숲이 떠받히고 있는 가을하늘을 닮
아 더욱 맑고 높게만 보인다.  어디에서든지 뿌리를 내린 채 말없이 피고 지는  들꽃들처럼 미래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그 아이를 이 가을에 그색깔로 더욱 사랑할 것이다. 


  한국수필 2005년 1월 2월호 실렸던 글입니다.

           어미사랑인 딸아이의 내리사랑 이야기였지요.
          
길고 두서없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유민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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