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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그림
이동호 2005. 06. 01. 오전 12:00
7681
이동호 2005. 06. 01. 오전 12:00
7681
가장 아름다운 그림
이동호
어머니는 이름 없는 화가였다
하지만 나는 집안 어디에서도
붓이나 물감을 볼 수 없었으므로
어머니가 그림을 그리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모심는 날 새참을 이고 논두렁을 걷고
감자꽃 흐드러진 고랑 사이를 오가며
한여름 뙤약볕 속에서 호미질 하고
늦은 밤 호롱불 아래 침침한 눈으로
내 양말을 꿰매시던 어머니
도대체 어머니는
언제 내 가슴 벽에 저토록
생생한 그림을 그려 놓으셨을까
지금도 어머니 그리운 날에는
살아 생전 평생 단 한 번 그린
가장 아름다운 그림 한 폭
내 가슴 벽에서 꿈틀거리곤 한다
댓글 2개
유민자
2005. 06. 01. 오전 12:00
이글을 보며 이렇게도 쓰고 싶은걸요. '어머니는 내 마음에 안성맞춤형 문학인이셨다.'... 말 한마디도 내 마음을 헤아려 말을 흘리시던 분. 나의 삶의 역사에 변함없는 시선으로 어루만져주신던 분. 님의 글처럼 '아름답고 생생한 그림'을 그려준 얼마전 고인이 되신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꿈꾸는어린왕자
2005. 06. 01. 오전 12:00
음... 이글 보니 가슴이 찡합니다. 늘 뭐해달라 뭐해달라 할 줄만 알았지.. 멋진 글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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