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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앞에서

박종영 2005. 07. 23.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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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앞에서
행여 좋은 일 있을까 두근거리며
거기 같은 숫자가 얼굴 내미는
한 장의 달력을 넘긴다
바퀴 달린 시간 위로
늘 가난하게 돌아오는 날이 부끄러워
층을 더께 한 숫자의 줄서기에
비로소 새로운 깨달음으로 장을 넘긴다
계절이 고운 빛깔을 데리고 와 머물고
열두 개 일 년의 숫자를 줍고 있는
그, 숫자에 매달린 어릿한 눈동자,
종이의 생명이 펄럭이는 깃발 앞에서
춤추는 세월의 광대는 언제나 사람이다
그래도 유난히 빛을 발하는
달력 속의 사진 한 장,
짙은 장미향기가
높은 가슴에서 솔솔 묻어나고 있을 때,
왜 이토록 가볍고 서글픈 이별이 찾아오는가.
글/박종영....영상/해당화/천아성님

댓글 1개

余宣 2005. 07. 24. 오전 12:00

<바람소리인 줄 알았는데/세월 가는 소리였네>라는 시 한구절을 떠올려봅니다. '가난하게 돌아오는 날이 부끄럽다'는 그 구절을 되새기면서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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