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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견성인
殺犬成人
미친 개 한 마리가 나를 물었다. 알고 보니 어릴 적부터 내가 키운 우리 집 개다. 외로운 사랑을 전달하고 싶었을까, 거짓된 시간을 물어뜯고 싶었을까, 물린 자국에선 피가 나오고, 피와 함께 검게 그을린 내 슬픈 영혼이 빠져나온다. 혈관을 타고 온 몸에 퍼져가는 개의 독성은 처음으로 나에게 존재의 아픔을 가져다주었고, 나는 소리를 질렀다. 멍멍!
갑자기 눈이 어둡고 몸이 간지럽다. 개가 되어가는 걸까, 놀란 마음에 손으로 얼굴을 더듬어 본다. 안심이다. 아직 코, 입, 눈이 멀쩡하다. 커엉, 밝아진 눈으로 개는 한심한 듯 나를 쳐다본다. 이 놈아, 정신 차려,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는데 요놈의 개는 자꾸 짖어댄다. 불쌍한 놈, 어쩌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길하다. 나는 개가 되고, 개는 내가 되어가는 듯하다. 뻣뻣하게 굳어가는 고독이 개와 나를 이어주고 서로의 삶을 이해시켜 준다. 제기랄, 하필 개와 사람이 生을 공유하다니. 의식을 거행한다. 솥에 물을 넣고 팔팔 끓인다. 미친 개를 집어던진다. 앗, 뜨거, 앗, 뜨거, 말 대신 깨갱깨갱 처절히 울부짖는다. 그제야 나는 정신을 차리고 나를 깨닫는다. 내 이빨에 뭍은 그의 검은 피가 순백한 나를 더럽혔음을. 아니, 잘 삶겨진 내 육신이 검은 너를 하얗게 채색하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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