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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방정민 2005. 09. 30.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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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지



어디에 둥지를 틀고 깊은 숨 한번 쉬어볼까

푸드덕 날개 짓에 서러움 날리우고

아무리 날아도 푸른 하늘 보이지 않아

오늘도 아무것도 먹지 못한 빈속을 열어

내 속의 둥지에 가쁜 숨 묻어야 할까보다


나는 것이 운명이라 열심히 날아보지만

한번쯤은 날개를 접고 땅에 두 발을 세우고 싶다

바람결에 춤추는 외로움을 뒤로하고

가늘어진 두 발에 삶을 묻고 싶다


나의 의지였을까, 꿈꾸는 비상은

나의 운명이었을까, 떠도는 고독은

무엇을 꿈꾸었기에 다리를 버리고 날개를 선택했나

무엇을 잘못했기에 시린 하늘에 마음을 빼앗겼나

바람도 없는 구름 넘어 나를 뱉어 보지만

뱉을수록 커져가는 화려한 날개

뱉을수록 얇아져가는 가냘픈 다리


누가 무어라 한들, 내가 나를 잃어버린다 한들

이제는 땅을 짚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걷고 싶다

울퉁불퉁한 세상에 찢겨지고 부러져도

내 속의 둥지에 자리를 튼 가쁜 숨 외로움이

언젠간 맞이할 고른 숨 그리움이 될 때까지

나는 나를 땅의 아픔으로 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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