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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방정민 2005. 09. 30. 오전 12:00
7237
방정민 2005. 09. 30. 오전 12:00
7237
여행
어깨에 내려앉은 먼지마저 무거워질 때
빈속을 다 채우지 못해 괜스레 허전할 때
시간을 내려놓고 공간으로 여행한다
무심히 흘러가는 삶의 날줄 속에서
부유하는 작은 생명, 무엇을 채울 것인가
담고 흘리고, 담고 흘리고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면
반 쯤 없어진 내 모습에 허탈감이 자리 잡고
이제는 공간을 내려놓고 시간으로 여행한다
희미한 발자국 따라 삶의 씨줄 속으로
멈춰진 기억 펼치면, 무정한 지난날의 아픔
허공에 매달려 아등바등 춤을 추는데
꺼져버린 엄마의 젖꼭지를 필사적으로 빠는 어린 무녀리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몸은 바람에 흩날리고
채워지지 않는 생명, 어디로 갈 것인가
두 눈을 감고 마음을 열면
아쉬울 거 하나 없는 삶의 날줄과 씨줄
왔던 길과 가야할 길의 외로운 중심에 서서
잃어버린 강물에 잔잔한 마음을 띄워놓고
깊이깊이 침전하여 다시는 못 뜰 여행을 떠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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