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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낯설음

방정민 2005. 10. 12.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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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안의 낯설음





언제나 그랬듯 손때 묻은 문을 열고

아침을 시작하는데

홀연, 오늘이 아닌 어제의 세상이

나를 맞이하고

초점 잃은 나는 습관처럼 어제의 길로

오늘의 나를 인도한다



분명 아침의 버스에 나를 실어 보냈건만

깜박 졸은 사이 낯선 저녁의 마을에

나는 홀로 버려지고

울컥 뜨거운 뭔가가 가슴에 맺힐 때

너무나도 어색한 이 길을 달려온

너무나도 낯선 내 모습에 그저 막막하여

제자리에 한없이 나를 세워두고

자꾸만 들어오는 내 안의 낯설음에

흔들리는 두 눈을 감고 말았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나,

흘러가는 세월만큼 낯설어지는 나,

전혀 알아볼 수 없는 내 삶의 마지막 모습이

환영이 되어 청맹과니 내 눈에 들어오면

슬퍼려 슬퍼려 하다, 점차,

슬픔마저 잃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에

감았던 두 눈을 조심스레 뜬다


어느새 와버린 10년 뒤 내 生의 버스에

찬.찬.히. 나를 실어 과거 속의 나에게로 보내면

오늘에 안주했던 나는 그 죄스러움에

마음을 나눠 흩뿌려놓고, 기다려 기다려, 지친

나와 아닌 나와의 만남에

조그마한 길을 열어놓는다

그제야 나는 진정 제 눈 한 짝을 찾고

쉼 없이 낯설어질 나를

텅 빈 내 안으로 조심스레 들여보낸다



댓글 1개

余宣 2005. 10. 13. 오전 12:00

공감한다는 것처럼 반가움은 없지요. 그것이 기쁨이었건 슬픔이었건. 가끔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들어앉아 있을 때 놀란다. 선함의 나와 심술을 가진 나와 괜찮은 나와 형편없는 같은 나와 늙은 나와 소녀의 나와 둘 사이가 양보하지 않고 맞설 때 나는 실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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