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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그 새로운 이미지
방정민 2005. 10. 12. 오전 12:00
7328
방정민 2005. 10. 12. 오전 12:00
7328
소나무, 그 새로운 이미지
사람이 가고 바람이 왔다
낮이 가고 밤이 왔다
둘로 나눌 수 없는 그 경계에
소나무는 제 가슴을 열어 가지에 매단다
언제나 휑하니 비어있는 마음에
무수히 많은 사연을 담고 또 담는다
참을 수 없는 고통도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사랑도
흘리는 바람결에 흩어져
남이 되어 나에게로 왔다
내가 될 수 없었던 그 두려웠던 밤은
제 울음소리에 소나무를 흔들고,
하나씩 썩어가는 불쌍한 영혼들이
또 다른 소나무를 형성한다
슬퍼하지 말자고 굳게 맹세한 약속은
아직도 소나무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올 줄 모르는 행복은
시들해진 세월을 타고 소나무를 떠나버렸다
떠난 자리엔 다시금 사람이 찾아오고
밝은 낮이 찾아왔다
있지도 않은 有와 無의 그 경계에서
아스라이 매달려 허걱거리는 소나무의 마음,
자꾸만 흘러내리는 백지 같은 사연들
아무것도 채우지 못해, 아무것도 칠하지 못해
이제 내가 나를 떠나버렸다
그 빈 자리엔 깊은 이미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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