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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상은 바보인가 봐?

초등학생 2005. 10. 19.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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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상은 바보인가 봐?


내 책상은 바보인가 봐?
친구들이 자기 몸에 낙서하고
칼집 내고 심지어 허리에 38선을
그려 놓아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내 책상은 바보인가 봐?
자기 등에 기대어 침 흘리고 낮 잠 자도
나를 깨우지 않고 그 침 그대로 다 받아 먹는다.

내 책상아 미안해!
앞으로 너를 괴롭히거나 침 같은 거 안 흘리께
그러니 언제나 그랬듯 나의 친구가 되어죠…
짝꿍 한테도 너 괴롭히지 말라고 했어!!!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자 ~ 악수

(여름방학숙제 글짖기 : 진전국민학교 4학년 1반 2번 최인구)

1983년 어느 시골 촌 구석에서

댓글 6개

운영자 2005. 10. 19. 오전 12:00

갑자기 타임머신을 탄 것 같네요. 떡잎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데 역시 글을 참 잘 쓰십니다....^^*

주방장 2005. 10. 20. 오전 12:00

최인구님은 어릴때부터 감성이풍부했던것 갓군요

최인구 2005. 10. 20. 오전 12:00

운영자님에 재치있는 응원이 사색의 향기 회원님 모두를 따뜻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주방장 님! 혹 안성모임때 된장찌게를 끊여 주신 분 맞으신가요???

정요섭 2005. 10. 22. 오전 12:00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 뒷동산에는 가을이면 구절초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지금 내가 사는 동네 못뚝에도 옛날처럼은 아니지만 구절초가 한창입니다. 구절초를 보면 아슴히 떠오르는 기억하나가 있습니다. 3교시를 끝내고 체육시간 준비를 하려는데 선생님께서 기성회비 내지 않은 사람 이름을 쭈욱 부르더니 당장 집에게서 엄마한테 받아 오던지, 운동장 백 바퀴 뛰던지 하라고 하셨습니다. 몇 일전에도 걸려서 집에 갔다가 엄마한테 혼만 났는데. 하는 수 없이 운동장을 뛰기로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운동장 안에서 양편으로 나눠 공맞추기를 하는데 나는 걷는지 뛰는지를 모를 운동장 돌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체육시간이 지나고 점심시간에도 나는 뛰었습니다. 몇 바퀴를 돌았는지도 모르고 그냥 뛰다 걷다를 반복하며 계속 운동장을 돌았습니다. 5교시를 끝내고 아이들이 하나 둘 집으로 가는 시각에도 나는 운동장을 돌고 있었습니다. 어둑어둑 해는 기울어져 가는데 퇴근하시는 선생님 중에는 뭘 잘못해서 벌을 서냐고 ‘툭’ 쥐어박고 가시기도 했습니다. 이윽고 운동장이 캄캄해지고 우리 선생님은 언제 가셨는지 교무실에도 불이 꺼졌습니다. 무서웠습니다. 배가 고픈지도 모르게 무섭기 시작했습니다. 저기서 뒨찌(랜턴의 일본식 이름)를 키고 누가 다가 왔습니다. 3반 이상학 선생님이셨습니다. “집도 뭔 놈이 운동장에서 혼자 뭐하고 있노! 후딱 가거라” 쭈물거리는 나를 문밖으로 밀치듯 하더니 학교 문을 잠궈버렸습니다. 하는 수 없이 집으로 오는데 평소 1시간 걸리던 길을 두 배는 더 걸려 집으로 왔습니다. 미처 가져오지 못한 책가방 걱정이며, 늦게 온다고 엄마한테 혼날 걱정에다가 배까지 고파서 정말 죽을 맛이었습니다. 가까스로 집에 온 나는 날 찾으러 나간 엄마가 올 동안 공포에 떨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누가 막 깨워서 화들짝 놀라 일어났는데 엄마가 나를 안고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나 때문에 화가 나서 그런가 싶어서 더 무서웠지만 엄마를 따라 나도 막 울었습니다. 그날 엄마는 된장을 푼 물에 끓인 국수를 다 먹을 동안 내 등을 자꾸 쓰다듬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숙제검사를 하시던 선생님께서 “니가 왠일로 숙제를 안 해왔노?”하시면서 손바닥을 때리려다 말고 의아하다는 듯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어제 운동장 백바퀴 돌다가 3반 선생님한테 쫓겨나서 다 못돌았예”라고 했더니 “뭐라? 운동장을 뭐한데 백바퀴를 돈다 말이고?” “선생님이 어제 기성회비 안 가왔다꼬 운동장 백바퀴 돌아라 캤잖아예” “어허~ 야가 무신 소리고, 그라믄 진짜로 백바퀴를 돌라꼬 캤다 말이가?” “...........................” “그라믄 몇 바퀴나 돌았는데?” “잘 모르겠어예” “어허~~ 참, 근데 숙제는 와 안 해왔노?” “어제 3반 샘이 ‘밤인데도 집에 안 간다꼬 막 쫓아내서 책가방 못 갖고 그냥 집에 왔어예” “...........................” 선생님이 복도를 쳐다보더니 깜짝 놀란 듯 “니 빨리 자리에 가 앉거라”하셨습니다. 복도에는 엄마가 와 계셨습니다. 엄마는 연신 허리를 꿉히고, 선생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점심시간에 선생님은 강냉이빵 제일 가에 꺼를 주시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자꾸 했습니다. 그날 집에 가서 엄마한데 선생님께 칭찬(사실은 사과였지만)받았다고 자랑하며 선생님이 주신 빵을 드렸더니 엄마도 엉덩이를 두드리며 장하다고 칭찬하셨습니다. 겨울방학 종업식날. 선생님은 여러 아이들 앞에서 얼마 전 내가 운동장을 돌았던 이야기를 하시면서 다시는 기성회비 때문에 벌을 세우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내게 “요섭이는 크거든 엄마 반지 멋진 거 꼭 해드려라” 하셨습니다.

정요섭 2005. 10. 22. 오전 12:00

인구씨. 오늘(토요일)은 반지 팔아서 기성회비 내신 우리 엄마 동생의 부인. 그러니까 내 외숙모님 회갑이어서 충북 옥천엘 갑니다. 토요일 날 오시기로 한 일. 시간 조정 좀 하게 전화 함 주세요~~

realad 2005. 11. 02. 오전 12:00

가끔은 어린아이에게 어른들이 배우는 것이 더 많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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