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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
방정민 2006. 01. 05. 오전 12:00
7163
방정민 2006. 01. 05. 오전 12:00
7163
회전목마
볕 좋은 가을 어느 날
늘 거닐던 산책길이 갑자기 빙빙 돌고 있다
순식간에 나를 태우고 허공 속으로 질주하는 한 마리 말은
그 외로이 아파하던 어두운 밤을 헤매다가
사람보다 더 슬픈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넉넉한 가을 마음이 찬란한 가을빛에 부서져
온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일 때
여전히 이 화려한 세상에 동화되지 못하는 가난한 나는
허공 밖으로 허한 오늘을 밀쳐내고 속도 없이 말을 달린다
누구의 잘못이었던가!
낯설어야 할 내일도 알고 보니 익숙하게 아팠던 어제의 일
어떤 위로도 끊어진 마음 아픈 이 현실은
허공의 안과 밖을 내달리는 외로운 말 한 마리
그리고 나...
어디로 가면 나를 발견할 수 있을까
어찌 하면 아파하지 않는 나를 만날 수 있을까
허공의 꽃이 짙어야 어제를 위로받고 오늘을 살 수 있는가
허공의 꽃이 옅어야 내일을 온전히 맞이할 수 있는가
이 모두가 허공이거늘
인생의 꽃의 濃淡이 그저 거추장스러울 뿐
쓸쓸히 돌고 돌아 돌아오는 회전목마와 함께
두근 두근, 내 마음은 텅 비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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