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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날들

방정민 2006. 01. 18.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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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가는 날들





날이 하나씩 나이를 먹는다

쌓이는 날들, 그 위로 낙엽이 가벼워지고

내 마음은 굵은 나이테 하나 더하지 못해

무표정한 한 해의 끝으로 깊어져간다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하늘과 땅 사이, 빈 공간 속으로 떠나고 싶다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무엇으로 살 것인지

아무것도 생각지 말고, 뒤도 돌아보지 말고

그저 떠나고 싶다

얼마를 더 잃어버려야 날은

더 이상 내 속에서 속절없이 흘러내리지 않을까

헛된 나날들, 그 아래로 단풍이 무거워지고

가을이 한 올 한 올 옷을 벗기 시작하면

하이얀 세월만이 낮게 지나가고 있거늘

무엇을 보겠는가, 무엇을 느끼겠는가

화려함은 내 마음이 보고 싶은 순수함의 찌꺼기

모든 날들이 지나간, 그 다음 날

가만히 생각을 끊고 숨 쉬는 모든 것을 깨우면

처연한 공간에 웃음도 눈물도 떠나보낸

한 생명이 가쁜 숨을 버티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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