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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최재호 2006. 01. 22. 오전 12:00
5970
최재호 2006. 01. 22.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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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삶은 무엇일까'하는 덧없는 질문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곽재구의 '사평역에서' 시의 한 구절,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들고 귀향하는' 그런 기분으로 순간을 흘려보냅니다. 한 달 전에 매주마다 오가던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갈등이 없으면 재미없듯이 인생에도 아슬아슬한 갈등이 없으면 긴장이 풀리기라도 하는 듯 시속 100km를 달리다가 난 사고는 제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아, 남들이 말하는 교통사고. 이런 기분이구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예측이라도 한 듯 쿵, 쿵, 쿵, 중앙분리대를 부딪히고 몇 번이나 회전하고 거꾸러 서 있던 차는 다행히 중앙분리대에 근접하여 대형사고로 번지지는 않았습니다. 약 7-9분 정도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보니 이마에는 피가 주르륵,
그 순간 저는 아무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고기를 잡다 그물에 갈기 갈기 찢어진 어머님 손주름, 다 키워놓았더니 자기랑 소주 한 잔 하지 않는다고 농담 삼아 헛 키웠네 하시는 아버지 생각은 커녕 차 앞 유리창이 하얗게 변할 때 '쉬었으면 좋겠다. 하-' 뭐 그리 힘들게 살았다고 얼마 살지도 않은 저의 마음에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그러면서 요즘 들어 더욱 그런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의 희망은 '사람'이고, 사람의 희망은 '마음'이며, 산다는 것은 논리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의 부딪힘은 아닌지.
'살며 사랑하며', 무슨 얼어죽을 소리냐 핀 잔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마는 어린 나이에 그래도 이런 고민이 없다면 장차 어디에서 어떻게 설 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요. 요즘 뉴스를 보면 황우석 교수 이야기니, 검찰 이야기니, 정치판이니, 온갖 부딪힘의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데 한 발자국 물러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가면 갈수록 일할 힘도 없어 서글프게 누워계신 할머니가 그리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느날 서울시 환경청에서 음식물쓰레기 또는 쓰레기 분리수거에 관한 수필을 쓰라고 하기에 -음식 남기면 못 쓴다-하시며 배불러도 한 공기 더 먹으라고 하시며 남기시면 당신께서 손수 드시는 할머니, 힘 없는 우리 할머니가 그립다고 썼던 적이 있지요. 삶에 대해서 생각하는데, 삶에 얽힌 우리 앞의 여러 문제들에 생각하는데 자꾸 할머니가 그리워지는 이유는.
우리 할머니는 옥수수밭에다 비료 주지 않고 푸세식 화장실에서 똥바가지로 똥을 퍼서 치시는 할머니아기 때문입니다.
우리 할머니는 쑥갓, 야생상추, 들깨, 산나물 따 시장 가 파셔서 쌈짓돈 쥐어주시며 이제는 '왜 왔냐. 인제 나는 너희한테 줄 돈이 없다' 하시며 속으로 눈물 훔치시는 그런 할머니이기 때문입니다.
거지가 집부엌에 들어와 밥 퍼먹고 자고 있으면 남은 누룽지, 떡이며 과일이며 자루에 채워다가 주시는 그런 할머니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아무 힘도 없이 '마음'만 가득히 남아 서정주의 '신부'처럼 초록재 다홍재로 내려앉을 우리 할머니이기 때문입니다.
'아, 남들이 말하는 교통사고. 이런 기분이구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예측이라도 한 듯 쿵, 쿵, 쿵, 중앙분리대를 부딪히고 몇 번이나 회전하고 거꾸러 서 있던 차는 다행히 중앙분리대에 근접하여 대형사고로 번지지는 않았습니다. 약 7-9분 정도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보니 이마에는 피가 주르륵,
그 순간 저는 아무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고기를 잡다 그물에 갈기 갈기 찢어진 어머님 손주름, 다 키워놓았더니 자기랑 소주 한 잔 하지 않는다고 농담 삼아 헛 키웠네 하시는 아버지 생각은 커녕 차 앞 유리창이 하얗게 변할 때 '쉬었으면 좋겠다. 하-' 뭐 그리 힘들게 살았다고 얼마 살지도 않은 저의 마음에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그러면서 요즘 들어 더욱 그런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의 희망은 '사람'이고, 사람의 희망은 '마음'이며, 산다는 것은 논리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의 부딪힘은 아닌지.
'살며 사랑하며', 무슨 얼어죽을 소리냐 핀 잔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마는 어린 나이에 그래도 이런 고민이 없다면 장차 어디에서 어떻게 설 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요. 요즘 뉴스를 보면 황우석 교수 이야기니, 검찰 이야기니, 정치판이니, 온갖 부딪힘의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데 한 발자국 물러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가면 갈수록 일할 힘도 없어 서글프게 누워계신 할머니가 그리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느날 서울시 환경청에서 음식물쓰레기 또는 쓰레기 분리수거에 관한 수필을 쓰라고 하기에 -음식 남기면 못 쓴다-하시며 배불러도 한 공기 더 먹으라고 하시며 남기시면 당신께서 손수 드시는 할머니, 힘 없는 우리 할머니가 그립다고 썼던 적이 있지요. 삶에 대해서 생각하는데, 삶에 얽힌 우리 앞의 여러 문제들에 생각하는데 자꾸 할머니가 그리워지는 이유는.
우리 할머니는 옥수수밭에다 비료 주지 않고 푸세식 화장실에서 똥바가지로 똥을 퍼서 치시는 할머니아기 때문입니다.
우리 할머니는 쑥갓, 야생상추, 들깨, 산나물 따 시장 가 파셔서 쌈짓돈 쥐어주시며 이제는 '왜 왔냐. 인제 나는 너희한테 줄 돈이 없다' 하시며 속으로 눈물 훔치시는 그런 할머니이기 때문입니다.
거지가 집부엌에 들어와 밥 퍼먹고 자고 있으면 남은 누룽지, 떡이며 과일이며 자루에 채워다가 주시는 그런 할머니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아무 힘도 없이 '마음'만 가득히 남아 서정주의 '신부'처럼 초록재 다홍재로 내려앉을 우리 할머니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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