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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줄을 만지다
박종영 2007. 01. 02. 오후 07:17
4699
박종영 2007. 01. 02. 오후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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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줄을 만지다
산을 오르다가 상록의 숲
그 싱그러운 웃음에 취해 멋모르고 밟고선 자리
가늘게 들리는 신음은,
갈색 가냘픈 빛으로 지탱하는
굴참나무 잎 핏줄 터지는 소리다
발길 비켜서며 살펴보니
온유한 무늬의 얼굴에 금이 갔다
수많은 발길질에 차인 얼굴이다
한 줄로 굵게 솟아오른 중심의 뼈가
가늘게 부서진 어린 뼈를 부둥켜안고
삼동의 바람 속으로 깊숙이 빠져가는 듯 힘을 모은다
손으로 만지니 단단하게 잡히는 것을 보면
분명 녹색의 피가 멈춘 마른 혈관이다
잎의 가장자리 숭숭 몇 개의 구멍이 난 것은,
다양한 열매의 상실과 푸른 잎의 이별로 성장하여
바람의 무게를 가볍게 보내려는 지혜의 통로다
겨울나무가 모여 사는 산 모퉁이,
층층이 쌓여 있는 갈색의 무덤 앞에서
고집스럽게 발길을 멈추게 하는
한 개 마른 잎의 뼈를 소중하게 묻었다
글/박종영
댓글 2개
포아풀
2007. 01. 03. 오후 03:00
겨울나무 모여사는 산모롱, 낙엽 쌓인 곳에 소중하게 묻어준 마른 잎의 뼈라... 시인님의 여리고 고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옵니다.
이옥경
2007. 01. 04. 오전 10:24
먼훗날 내삶의 발자취는 어떤모습일까 생각해봅니다. 가족과 자신을 위한 삶의 노력 그리고 희생이 희노애락과 더불어 점철되어질 삶! 언제일지 모르지만 생을 마감할 즈음에 누군가 있어 나를 저토록 숭고하게 보내준다면 행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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