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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 한 개

박종영 2007. 01. 04. 오후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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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 한 개

잎 버리고 속울음 끌어올리는 잔가지,
그 끝 힘차게 붙드는 까치밥,
팽팽한 추위와 맞서는 저 혹독한 인내를 보라
질긴 근성은 겨울강을 건너는 우리의 긴 행렬이다

동면의 뿌리에 열기 가득한 
연둣빛 움틈의 자양분을 내려주고 있을까?
오직 시끄러운 세상살이
어두운 무리들 징벌하려는 눈 부라림인가?

오늘도, 당당하게 매달리며
밝은 웃음으로 흔들리는 자유를 너에게서 배운다
추위에도 흐뭇한 붉은 입술 한 개를 따서
조심스럽게 맨땅에 눕힌다

국화향처럼 온순하게 밀려오는 
달콤한 젖꼭지 냄새,
단단하게 둘레를 친 껍질을 벗긴다
달디단 육질의 볼록한 가슴에서
완숙의 씨앗 한 알을 소중하게 꺼내어
청명한 가을바람을 얼굴에 발랐다

요염한 자태로 생글거린다
봄 물기 끌어올리는 씩씩한 감나무 밑동에
까치밥 한 개,
그 둥근 웃음을 심는다


글/박종영 

댓글 1개

이옥경 2007. 01. 05. 오전 10:13

당당하고 위엄하기까지한 까치밥에 어쩌면 그리도 달콤하고 요염한 속살이 있을줄이야... 시인님의 시를 읽노라면 감칠맛나는 표현에 그만 아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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