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가학산에 와서
가학산에 와서
- 박종영
가학산에 와서
노랑할미새 울음도 들었다
산자락 넘어 단풍나무, 나무 사이
비단웃음으로 달리는 묏바람 소리도 들었다
산벚꽃 열매 파랗게 매달려 오독오독 익어가는
마알간 가슴도 따서 입술 적셨다
산이 좋아 산 억달 집 짓고 사는
솔바람 같은 할아버지 카랑카랑한 덕담에
찌든 가슴도 뻥 뚫렸다
가학산은 혼자 살고 있었다
큰 고요를 한자리에 불러모아
물기 오른 나무와 잠을 자고 있었다
나무들의 속살을 들여다 보며 산새들이
게으른 나무들을 소리로 깨우고 있었다
혼자여서 외로운 가학산은,
아까운 세월 잠시 쉬어가게 은밀한 골짜기에
한 채 푸른 집을 짓고 있었다
* 전남 해남군 계곡면 가학리 서쪽에 위치한 해발 650m의 산.
흑석산 능선에 연이어 있는 휴양림이 있는 곳,
비가 온 뒤 검게 보이는 기암괴석과, 철쭉 및 침엽수림,
잡목림이 조화를 이루며 절경을 이룬다. 휴양림에서 흑석산,
가학산, 두억봉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으며 각 봉우리에서
변화무쌍한 바닷구름이 산을 덮는 산수화 같은 정경을 볼 수 있다.
댓글 2개
산은 큰 고요속에 늘 혼자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가끔 고요를 흔들어 놓는 산새들과 묏바람 소리.. 아..그렇군요..제가 산에서 들은 파도소리같은 바람소리가 바로 비단웃음으로 달리는 묏바람소리였군요.^^ 등줄기의 고단한 땀을 식혀주는 바람소리가 있어 엉키고 성킨 머리속까지 맑게 해 주었던 그 바람소리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푸른집 한채 지어놓고 누군가 기다리고 있을 가학산에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음... 그 가학산 골짜기에 마음의 집 한 채 지어 살고 싶은걸요. 노랑할미새 울음소리도 들으면서, 비단울음으로 달리는 묏바람 소리도 들으면서. 그 소리가 궁금해지네요. 표현이 어쩌면 이리도 섬세한지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