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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포아풀 2007. 06. 05. 오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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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아이들, 제 세상 만난 듯 어느새 둥근 지붕까지 기어오르고 이듬해 봄 옆집 마당에서까지 깔깔거리고 있었다 천진한 웃음이 좋아 양지바른 곳에 터를 잡아준 것이 눈치도 없이 남의 집 담을 넘더니 마침내 근본도 모를 잡풀이 조상의 묘까지 망쳐놓는다고 이웃의 푸념 커져 눈 벌건 대낮, 녀석들 뿌리째 뽑혀야만 했다 안됐다 싶어 그 중 똘똘한 몇 놈 데려와 옹색하지만 앞 화단에 옮겨 심었다 잘 견딜 수 있을까, 물주고 들여다보며 혼잣말 건네기 여러 날 드디어 녀석들, 오늘 아침 노란 웃음으로 반겨준다 그래, 땅 설고 물설어도 여기가 너희들 자리인가보다 파란 눈의 부모 품에 안길 아이를 보내며 잘 살아야 해, 건강하게 커야 해, 위탁모는 눈에 고인 눈물 연신 훔쳐내며 울먹거렸고 아는지 모르는지 빤히 바라보며 생긋거리는 아이의 눈망울 머루 알처럼 까맸다. ** 묘소에 어머님이 이름 모를 꽃모종을 옮겨 심었습니다. 어찌나 자생력이 좋은지 옆 묘소까지 퍼져버렸습니다. 옆집, 윗집 난리가 났지요. 모두 뽑아야 했어요. 그 중 몇 녀석 데려와 심었더니 요즘 노랗게 꽃을 피웠네요. 녀석들 자리는 바로 옹색하지만 이곳이었나 봐요. 우리 땅에 태어나 이 땅에서 자라지 못하고 해외로 보내져야하는 아이들이 이 꽃모종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댓글 5개

김봉길 2007. 06. 06. 오전 01:13

베동이를 위한 자장가 해가 싫어 따뜻함이 싫어 처음 본 미소 그 다음 눈물 더욱 싫어 빛도 달아나는 삼점오차원에선 하얀 손길 제 힘 잃어 눈을 감는다 어둠을 더 좋아했다 사람보다 땅을 더 좋아하는 지금 눈감음이야 꼭 잠 때문만은 아니었다 땅에서 오십리를 모두 잠들게 오르노라면 십여일만에도 두 아이 울음은 꿈 속 울음보다 깨어 더 멀리 슬퍼라 그래, 더 크게 울어라 네 울음 오랜 시간 어둠 위를 떠다니면 목소리 닮은 이 들을 날 있으리 배고파 운 것이 아니지 더욱 슬퍼지는 소리야 눈물이야 필요하랴 엄마 닮은 품에서 울 때는 업둥아 네 가격보다 높게 그리고 오래 울어라 멍들지 않은 곳 하나 없는 하늘 문득 하얀 구름 한 점 찾는 소리가 들렸다 제트엔진의 슬퍼하는 흐느낌이었을까 아니야 그 보다 뜨거운 저것은 앞에서 뒤에서 업둥이 따라 다니는 소리다 잠시 걷고 싶었다 아래 하늘을 잔인하도록 엉킨 어둠을 차라리 사랑이란 말이 없었던 이곳에선 얼굴 가려 용서해야 할 사람이 있었다 사람과 사랑을 구분하기 위해 저 어둠 속에 서 있는 차라리 저 그림자는 용서해야만 했다 아무렇지도 않았을까 그렇게 많은 후회가 펑펑 넘쳐 볼 수 조차 없는데 사람과 그래 사랑은 아무런 비명없이 말 한마디 못하고 타협만 해야했을까 다행이다 밑턱구름 사이 폭발하듯 터지는 눈물별들이 보였다 나의 목소리를 닮아가는 저 울음소리 아니 저 숨소리 또 눈망울 소리 발 구르는 소리는 덩달아 커지고 있었다 예쁜이 자장가 박자 맞출 필요는 없어 충분해 한쪽 발이면 충분해 뉘라서 몰래 베돌다 지치면 맨흙 밟아 이렇듯 구르고 있을테니 (주) 베동이 : 커서 한데 어울리지 않고 따로 떨어져 밖으로 베돌게 되는 갓난아이. * <졸시>

이옥경 2007. 06. 06. 오전 09:42

언제던가 TV에서 입양에 대한 프로를 본적이 있습니다. 막연하게나마 낳아준 부모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온 사람과 꼭 찾아야 하겠다는 의지로 온 사람들... 결국 찾아서 만남을 갖는 사람들은 기쁨의 눈물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서운함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입양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원하든 원치않든 일어난 일이었고, 그뒤 재회는 원함에도 불구하고 만남이 이루어질수도 아닐수도 있는 초조함으로 또 한번의 선택의 기로에 서있음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나름대로 뿌리를 내리고 성공한 사람, 성공에의 길로 달리는 사람, 그저 평범하게 자란 사람...나름대로 뿌리를 내리고 근사한 성장을 한 것 같아 보고 있는 제가 다 뿌듯한 마음이 들었지요. 그들은 이제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고유의 모양대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되겠지요..그렇게 되길 마음으로나마 기원해 봅니다.

김경식 2007. 06. 07. 오전 08:05

꽃모종과 입양의 비유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국민소득이 2만불 눈앞인데 아직 외국으로 입양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묘소에 이웃의 꽃이 놀러왔다고 항의하는 사람들이기에 우리의 입양은 계속되고 있는가 봅니다. 최 시인님의 마음이 따뜻하고 의미있는 글 읽고 갑니다.

포아풀 2007. 06. 07. 오전 09:59

베동이의 슬픔... 내 땅에서 크지 못하고 다른 품을 찾아 떠도는 베동이. 그 아픔을 우리가 끌어안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김봉길님의 시 많은 뜻을 담고 있어 오래도록 바라보며 읽습니다. 그들은 이제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고유의 모양대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되겠지요..그렇게 되길 저도 기원해 봅니다. 이옥경님의 너른 마음을 저도 이아침 닮아 보렵니다. 그 풀이 이쁘게 꽃을 피웠듯 그 아이들도 이쁘게 자라기를.. 활이 주인을 찾아 가는 길에 늘 행복과 기쁨이 함께하시기를. 주몽의 활님, 닉네임 참 좋아요. 코앞에 닥친 문학기행준비로 분주하시지요. 김시인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모든 분들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포아풀 2007. 06. 08. 오전 10:07

따듯함, 따스함이란 말만 들어도 봄눈 녹듯 마음이 열리네요. 김정흠님, 좋은 말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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