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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2호선 2번지 2호 문에서
2호선 2번지 2호 문에서
매일 사람을 보고 산다.
개인마다 다른 그래서 개인의 숭고함에
환희와 절망을 함께 주고받으며 지내는 우리네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누구 하나 손잡아도
그 사람 의미를 하나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
이렇듯, 언제나 마지막이라며
똑바로 얼굴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 것.
한 여자를 본다.
지하철 2호선 색깔과 비슷한 짙은 쑥색이던가.
반팔 옷을 입고 있는 그녀는 긴 머리를 갈색으로 파마를 했고,
검은 가방을 긴 끈으로 잇고 등에 달랑 붙들어 매고 있었다.
내릴 곳을 하나 하나 확인하기 위해
지하철 약도를 간신히 보고 있었다.
이어폰을 낀 그녀의 눈썹은 입술 색을 닮아 있었다.
어깨 선에서 브래지어 끈이 살짝 보였다.
그래 사랑은 살짝 보이는 거야.
그건 맞아.
삶이란 나의 것을 살짝 보여주며 살아가는 거야.
옷고름이 흔들리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말을 옷 속에 넣는 것쯤 묵인할 수밖에.
쑥옷을 몸에 꼭 붙여 입었던 그녀의 뒷모습을 다시 본다.
내가 섰던 곳이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자리였다.
아직 서있다 해서 앞에 나서서 자랑할 이유가 없는 것.
그녀 키는 163cm정도에 몸무게는 52kg부근인 듯.
아름다움이란 다 보여주기 전에 사라져야 하는 거야.
사랑도 조금 더 줄 수가 있을 때 헤어져야 하는 거야.
그녀가 내린 자리를 따라 사라지는 사람들.
우리는 그렇게 사람을 보고 산다.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러니 사람은 사람 때문에 사라지게 되는 거야.
그렇겠지 당연지사.
그러나 보고 싶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야.
그건 그래.
그러니, 보고 싶은 사람이 적어질수록 혼자 시간이 많아져.
그렇게 혼자 있는 연습을 지금도 하게 되고,
결국 보고 싶은 사람이 없어지게 되겠지.
그래서 혼자인 나를 보며 비로소 혼자 사라지는 거야 삶이란.
많은 연습을 통해 정확한 시간을 택해 아름답게 사라지는 거야.
그렇지 않다면
무슨 재미로 그 연습을 죽기 위해 죽도록 하겠어.
그녀가 남기고 간 말끝마다 하얀 안개가 덮였다.
더 보고 싶은 사람과 헤어지는 나를 위해 손을 흔들어 주길 바래.
구름으로 향하는 2호선 2번지 2호 문
닫히는 문을 향해 흔드는 손은
언제나 내 혀에서 간질거리는 이내숨결인 양 유난히 곱다.
댓글 1개
전철 2호선 색깔을 닮은 쑥색 옷을 입은 여인... 그 여인을 상상해 봅니다. \"그녀가 남기고 간 말끝마다 하얀 안개가 덮였다.\" 그 신비의 여인이 오래도록 각인되셨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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