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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의 사람들
외톨이는 어디를 누워도 편하지가 아니하다. 특히 허리가 아파 누워있어도
당장 생활고에 지쳐 마음은 깊은 병마에 시달린다. 마음을 고쳐먹고 노무자로
일하려 갔지만, 그 하염없는 외로운 방구석을 꼼짝없이 잡혀 홀로 앓아누웠다
그때 유일한 나의 친구인 라디오에서 사할린 탄광으로 징용갔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어느새 남의 아픔을, 나의 분노로 다스리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다.
1.
까마귀 한 떼 들녘을 덮혀구나
솟구치는 분노 어떻게 잡을수 있단 말인가
떠날 때엔 보따리 하나 만 달랑들고
떠날 때엔 냉가슴 두들리던 사람들
모두 어찌 사나
답답하고 답답해서 막힌 가슴
솟구치는 분노 어떻게 참을수 있단 말인가
해방은 어찌 되었나
민주주의의 손길은 언제나 올지
한-러 국교가 열린지 이십 년을
매일 매일 손 꼽아 기다리는데
고향에 갈 날을 기다리는데
나의 소망, 나의 기다림은 물거품인가
대대로 조상이 묻힌 나의 조국이여
버려진 사할린 고아를 잊지 말고 품에 반겨다오.
2.
일년중 삼개월 만 얼지 않은 그 곳
언제든 돌아가리
무국적자로 남아 자식 가슴 대못박고
억류된 이 몸 안타까이 속 만 태우고
까치의 울음이 반갑다,반갑다
하루 이틀 손 꼽다가 드디어 그 날
배 고등 소리에 맞쳐 기러기는 춤을 춘다
법!법!법! 그 놈의 법 때문에
영구귀국이 안 된다네
안산시 고향마을 냄새가 창자를 적시기도 전에
배고픈 땅에 두고온 자식 때문에
나의 속이 초침처럼 타다,타다
말라 죽는 사할린의 땅이었다
육신은 썩더라도
가지 않으리
죽어 혼이 까마귀 밥이 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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