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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단편] 개 기르는 법(10)

황태영 2007. 09. 06. 오전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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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 기르는 법(10)


                                                     황태영


    진정 싱싱한 세계였어. 인간이 갖다주는 밥을 먹고나서 얼마후 배가 꺼지면 다음 끼니때까지 배고픔을 잊기 위해 생선뼈다귀라도 찾아보려고 쓰레기통이나 뒤지는 우리와는 달리, 화면 속의 야생동물들은 그야말로 싱싱한 먹이를 자신의 힘으로 사냥하고 있었어. 아, 그래, 바로 저, 저곳이 우, 우리의 잃, 잃어버린 고, 고향인 거야. 어느새 누군가에 의해 우리의 머리통 속에서 말끔히 지워져 버렸던 기억을 나는 그때 되살려 낼 수 있었던 거야.
   난 그날 산책에서 돌아와서는, 오랜 세월동안 은밀히 감추어져 왔던 비밀을 드디어 나 혼자만이 밝혀낸 것처럼 그날밤은 흥분 속에서 잠을 설칠 지경이었어. 난 그날 이후 산책 중에 만나는 동네개들에게 우리 개들이 애초부터 인간들과 공생하도록 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도 단독으로 야생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역설했어. 그러나, 동료들의 반응은 너무나도 나를 실망시키더군. 그들은 아예 날 미친 개로 취급하데.
   어느듯 그들은 모두 공생에 익숙해져 버린 거야. 그래, 처음 내 목에 개줄이 철커덕 묶였을 때 난 얼마나 이물감으로 괴로와하며 그 줄을 끊으려고 몸부림쳤던가. 그러나......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문군이 개줄은 물론 아예 개목걸이까지 완전히 풀어주면서 나 혼자 산책을 할 수 있도록 했을 때, 어느듯 그런 굴레들은 내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듯, 난 목이 오히려 갑자기 허전하고 부자연스러워 그 얼마나 불안했던가. 그래, 어느새 속박은 우리 개들에게 익숙해져 버린 거야.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난 심한 허탈감을 느꼈어. 난 아무런 생각없이 무작정 골목을 걸어가기 시작했어. 허탈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을 때 난 나도 모르게 나의 발에 익숙해진 나의 사랑하는 '쥐똥'의 집으로 가는 길을 걷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지.
   '쥐똥'은 눈부신 하얀 털로 덮여 있는 남부 프랑스 산의 토이푸들이야. 그녀의 파트너가 프랑스 유학 시절에 애완용으로 기르다가 귀국하면서 함께 데리고 왔지. 여태껏 그녀가 나처럼 혼자 자유롭게 산책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늘 그녀의 파트너인 엉덩이가 펑퍼짐한 여교수와 동행했지. 물론 개줄에 묶인 채. 내가 쥐똥의 눈에 눈꼽이 끼었나 안끼었나 보려고 접근하기만 하면 어머머, 요놈의 똥개가 어딜, 하며 항상 여교수는 쥐똥을 얼른 양손으로 들어 가슴팍에 안아 버리는 바람에 도저히 바깥에서는 단 둘의 시간을 가질 수가 있어야지. 그래, 우린 정말 여느 연인들과는 달리 불행한 연인이었어.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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