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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3부 사랑 졸업여행

한민 2007. 09. 21. 오후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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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없이 하루가 가고 계절이 바뀌는 동안 사회 전반은 월드컵4강 달성이라는 신화와 대통령탄핵이라는 초유의 사건들이 이어지며 전국이 들썩거렸다. 하지만 민채와 현찬은 외부와 담을 쌓고 연구실에 틀어박혀 석사과정을 준비하느라 전혀 관심이 없었다.  

  민채는 박필영 교수의 적극적인 도움과 배려로 졸업할 즈음에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 현찬은 졸업식 일정이 미나와 겹친다며 투덜대다가 졸업을 일주일 남긴 주말경에 민채와 은하가 함께 넷이서 졸업여행을 하자고 제의했다. 만장일치로 졸업여행을 넷이서 하기로 결정하고 춘천, 경주, 부산을 경유하여 최종목적지를 제주도로 정했다.  

  춘천은 홍철의 면회를 염두에 둔 민채의 제의가 받아들여진 것이었고 경주와 부산은 은하와 미나의 아버지가 소유하고 있는 콘도회원권을 사용할 수 있어서 만장일치로 선정되었다. 제주도는 민채를 소개하려는 은하의 의도가 깔려있었지만 모두들 모르는 체 찬성했다. 

  넷을 태운 차는 현찬이 운전하는 가운데 경춘가도를 달리며 홍철이 근무하는 ** 부대로 향했다. 홍철은 중사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홍철은 민채 일행의 갑작스런 방문에 당황하면서도 굉장히 즐거워했다. 부대 앞에서 중국집에 들어간 일행은 이구동성으로 ‘자장면’을 외쳤다. 홍철이 정에 굶주린 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
 

  “형, 정말 놀랬어, 그리고 정말 부럽다. 이제 벌써 졸업이라니. 더군다나 이렇게 멋진 졸업여행도 하고. 난 일찍 군에 지원한 덕에 서러움보다는 즐거움이 많았어. 중사 정도 되면 생활은 할 만해. 늦게 입소하는 신병들 보면 답답하지. 연세대가 아니라 서울대 석사짜리가 와도 군대에서는 신병이야. ‘정말 쟤 서울대 맞어?’ 한다니까.”
 

  현찬이 홍철에게 물었다.
 
  “어떻게 어릴 때 군대를 다 갈 생각을 했어요?”
 
\" 말씀놓으세요. 민채형 친구는 전부 제 형이에요.” 
  “다음에 만나면 말 놓을게요. 정말 보기 좋네요.” 
  민채가 흐믓한 표정으로 홍철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서 축구는 많이 하냐?” 
  “많이 하는 정도가 아니지, 그거 말고 무슨 낙이 있겠어.” 
  “네가 최고 정도 될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아, 요즘 월드컵4강 이후 공 잘 차는 신병이 얼마나 많은 지. 계급장으로 겨우 주전 유지할 정도야.” 
  기분이 좋아 보이는 홍철은 독한 경월소주를 혼자서 한 병을 다 마셨다.    
  민채와 홍철이 서로 계산하려고 옥신각신 하는 사이에 은하가 먼저 계산하고 중국집을 나섰다. 

  신기하게도 강원도의 바람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오후였다. 

  아쉬운 작별인사를 한 일행은 가까이에 있는 소양호를 둘러보자고 했다. 소양호의 장관에 모두들 넋을 잃었다. 소양호가 내려다보이는 매점 창가에 앉은 일행은 커피를 주문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내려다보는 겨울호수는 태양이 내려오면서 반사되는 빛이 마치 비가 내려오는 듯한 착각을 하게 했다. 민채는 커피를 양손으로 쥐고 창밖을 보는 은하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입가에 살짝 머금은 그녀의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은하는 민채의 시선을 느꼈는지 민채를 쳐다보며 얼굴이 빨개졌다. 

  현찬이 민채에게 물었다.
 
  “졸업하면 뭐할 거냐?” 
  “박교수님께서 도와달래.” 
  “나에게도 그런 말씀하시던데, 나는 공부하는 게 재미없어. 그냥 현장에서 실무를 배우고 싶어.” 
  미나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은하가 말했다. 
  “두 사람 모두 학교에 남는 게 좋겠어.” 
  미나가 말했다. 
  “그래 현찬아, 난 아빠의 권유로 미국에 있는 친구의 병원에서 1년간 현장실습을 할 거야. 미리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민채는 그제서야 오늘따라 미나가 조용했던 이유를 이해했다.
 
  현찬이 말했다. 
  “자기는 못 기다린다고 하고 나는 기다려야 하네.” 
  “나도 가기 싫어. 하지만 자기가 나를 기다려야하는 것은 사실이고 그렇게 해야 해. 어차피 아빠가 미국에서 바라는 것은 그 곳 세계의 경험이야. 세광병원을 차고 나가야 하니까.” 
 
  은하가 말했다.
 
  “난 시티뱅크에 들어가게 됐어. 아빠가 잘 아시는 분께서 영어를 잘하는 비서가 필요하다고 아빠에게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하셨나봐. 한국을 총괄하는 탑 매니저의 비서실이야.” 
  민채가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처음 듣는 얘긴데.” 
  “금방 오는 길에 인터뷰 결과가 나왔거든. 인터뷰는 지난주 했었고.” 

  현찬은 민채의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축하해, 이제 우리는 자금 사정이 많이 좋아지겠구나. 은하덕분에.” 
  “그래, 그동안 더치패이 하면서도 단위가 커지면 미나에게 신세 많이 졌는데, 이제부터 내가 거들 수 있게 되어 마음이 편해.” 

  도란도란 속삭이는 그들의 대화는 소양호를 옆에 두고 끊어질 줄을 몰랐다.
 
                                                                                       to be continued........



댓글 1개

포아풀 2007. 09. 22. 오후 12:39

물흐르듯 세월이 가는군요. 소설 속 주인공들의 청춘의 한페이지도 넘어가네요. 한민님, 즐거운 명절 보네세요. 그리고 다음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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