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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3부 사랑 항구는 아직 멀어만 보이고

한민 2007. 10. 01. 오후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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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로 돌아온 민채 일행은 맥주를 사들고 브라보를 외쳤다. 
  하지만 청사포에서 이미 과음한 탓에 무박이일의 계획이 무색하게 초저녁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둘씩 모두 잠이 들었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민채는 어김없이 평소보다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은하가 민채의 허리를 잡고 늘어졌다. 민채는 은하에게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었다. 술로 인해 깊은 잠에 빠졌던 육체는 더 뜨겁게 달구어지길 원하는 것처럼 온몸이 뜨거웠다. 차가운 겨울새벽의 유리창은 성에가 안개처럼 껴있었다. 이불 위로 떨어진 뜨거운 땀방울들은 파편처럼 흩어져 이불을 흥건히 적셨다. 

  평온한 겨울햇살은 그들의 상경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현찬과 미나가 앞좌석에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동안 민채는 은하의 어깨 위로 다정하게 손을 걸치고 있었다. 빈소는 일산 현대 장례식장 이었다. 현찬은 민채를 전철역에 내려주고 작별인사를 했다. 은하는 애써 편안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민채가 상갓집에서 마주친 지현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민채도 애써 편안한 척하였고 진우가 그 둘 사이에서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은 것을 아끼고 있었다. 잠시 셋이 함께 자리했을 때 진우가 지현에게 말했다. 
  “민채가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데요.” 
  지현은 무표정하게 짧은 대답을 했다. 
  “잘 생각했네.” 
  지현은 애써 민채를 외면하는 것처럼 이내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진우는 민채의 눈치를 살피며 그녀가 상을 마무리하는 데로 다시 파라구아이로 떠난다고 말했다. 

  다른 약속이라도 있는 양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선 민채는 돌아오는 차안에서 까닭모를 허전함을 느끼고 있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 나에겐 은하가 있어!’ 하고 속으로 몇 번이나 다짐하면서도 다짐할수록 공허함은 커져가기만 했다. 

  신촌에 다다를 무렵, 민채의 전화가 진동으로 흔들렸다. 
  은하였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볼까도 했었지만 여전히 이중적인 자신으로 인하여 편안한 마음으로 전화걸기가 힘들었었다.  
  복잡한 심정으로 전화기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진동이 멈춰버렸다. 
  ‘부재중전화 1통’ 
  빨간 부재중전화알림 표시가 회색바람 불던 새벽의 침대보 위를 선명하게 물들였던 핏빛같이 느껴졌다. 
  얼마를 걸어가고 있는 중에 한차례 진동이 울렸다. 
  ‘메세지가 도착 했습니다’ 
  메시지를 열어보았다.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지고 있어요.’ 서너 번을 읽어보는 동안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당신은 나의 첫 번째 가로동입니다.’ 
  통화버튼을 눌렀다. 반가워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쁘신데 방해하지 않았나요?” 
  전화를 바로 받지 않은 것에 대하여 조금 빈정거리듯이 웃으면서 말했다. 
  “어디야?” 
  “집.” 
  “그래? 잘 들어갔어?” 
  “자기 집.” 
  “농담하지 말고.” 
  “우리는 저녁 먹었는데 자기는?” 
  “상가에서 대충 떼웠지. 어중간하잖아 시간이.” 
  “그럼 신촌에서 볼까?” 
  “혼자야?” 
  “아니, 어제 졸업여행 끝이 밋밋하다고 해서. 어차피 일정대로라면 오늘 저녁도 포함된다고 우기는 통에. 현찬씨가 미나랑 자기 하숙방 구경하고 있다가 같이 만나자고 했어.” 
  “10분 정도 걸릴 거야. 클럽에서 보자고 해.” 
  “알았어, 조심해서 와.” 
  민채는 전화를 끊고 이내 얼굴이 굳어졌고 은하는 오랜 만에 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배는 격랑을 뚫고 무사히 방향을 잡았지만 아직도 항구는 멀어만 보였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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