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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4부 야망 널 지켜줄께

한민 2007. 10. 10. 오후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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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채는 인천국제공항이 이토록 포근한 곳임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는 벌써 코끝에 전달되는 공기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멀리서 은하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은하의 모습은 유난히 초췌해보였다. 은하는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고 주차장으로 가는 동안 그녀는 아무 말이 없었다. 은하는 애써 웃음 지어보이며 조수석의 자리를 두 번 치며 타라고 했다. 

  그녀는 음악을 틀었다. 
  연리지의 신곡인 ‘너를 보내고’ 란 노래가 흘러나왔다.
  너를 보내고 
                                                  작사 일몽 작곡 연리지 
 
  너를 떠나기 전에
 
  너에게 해주고 싶었던 한마디 말은 
  사랑했었다가 아니라 
  사랑한다, 미치도록 사랑한다는 말이었어. 

  너를 보내기 전에
 
  너에게 듣고 싶었던 한마디 말은 
  그만 만나자가 아니라 
  사랑한다, 죽기까지 사랑한다는 말이었던 거야. 
 
  가슴 속에서만 메아리치는 
  너를 향한 나의 소리는 
  밤거리 가로등 아래에서 허우적대다가 
  취하지 않고서는 잠들 수 없는 꿈속에서 
  겨우 너의 입술을 만나면 
  기어이 오고야 마는 아침이 문 두드리네. 

  너와 함께 나누었던 햇살마저 
  나를 깊은 곳에 가두고 
  이제는 멀리 있는 너에게 만이라도 
  우리가 만나던 그 날처럼 따스한 햇살이 되길 바래. 

  네 곁에 누가 있든지
 
  내 옆에 누가 있든지 
  너는 나였고 
  나는 너였던 걸 영원히 간직할게. 

  처량한 노랫말처럼 차안은 정적이 감돌았다. 
  민채는 그 애절한 노랫말이 가슴에 와 닿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가 서둘러 눈물을 닦으며 은하를 쳐다보니 여전히 말이 없는 은하는 마포로 향하고 있었다. 
  ‘미나와 미리 약속을 해 두고 그리로 가는 건가? 그런데 이 분위기는 뭔가?’ 
  차는 세광병원 지하 주차장으로 미끄러지듯이 들어갔다. 

  민채는 지하주차장 가득히 들어선 차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미나의 아버지가 위대해 보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프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서글퍼졌다.
 
  “미나랑 만나기로 한 거야?” 
  “아니” 
  “그럼 여긴 왜 와?” 

  갑자기 은하가 품에 안기며 눈물을 터뜨렸다. 순간적으로 당황한 민채는 어깨를 양손으로 잡고 다시 물었다.
 
  “갑자기 울면 어떡해? 무슨 일이 있는 거야 ?” 
  “영하가..글쎄... 영하가....” 
  영하는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정도만 알고 있던 은하의 여동생이었다. 
  민채는 황급히 은하의 손목을 잡아채고는 엘리베이터의 벨을 눌렸다. 
  민채가 물었다. 
  “몇 층이야?” 
  은하가 5층을 눌렸다. 
  민채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바쁠수록 더 자주 서고 사람들이 더 많이 탄다고 항상 생각했었는데 지금도 역시 그랬다. 

  더디게 올라가던 엘리베이터가 5층에 서자 민채는 은하의 손을 잡은 채 오픈 버튼을 여러 번 누르고 문이 열리자 사람들을 밀치면서 종종걸음으로 황급히 영하가 누워있는 방으로 갔다.
 

  ‘513호 송영하’
 
  ‘절대안정요함, 보호자 외 내방금지’ 
  문앞에 걸려있는 팻말은 영하의 상태를 짐작하기에 충분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메스꺼운 병원냄새 속에 산소 호흡기를 꼽고 있는 어린 여자애가 애처롭게 누워있었다. 

  민채가 말했다. 
  “이런 줄 알았으면 공항까지 마중 나오지 않아도 되는데.” 
  은하가 대답했다. 
  “어차피 영하는 계속 자야 돼, 내가 옆에 있어도 별로 할 일도 없고 특수 한 경우라 간호원들이 24시간 대기해. 지금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머리를 쓰다듬는 것 말고는 해줄게 없어.” 
  “언제부터 이런 건데.” 
  “꽤 오래 됐어. 여기 있은 지 일년 반이 다 돼가.” 
  “그럼, 그동안 네가 간병한거야?” 
  은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회사는?” 
  “외국계회사는 휴직신청이 자유로워.” 
  “얼마나 쉬었는데?” 
  “일년까지도 가능해. 이제 얼마 안 남았네.” 
  “그런데 한번도 연락을 안했어?” 
  “서로에게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서.” 

  민채는 은하를 끌어안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민채는 그녀에 대해 무심했던 자신을 원망하면서 그가 해줄 수 있는 것이 고작 머리를 쓰다듬는 것 밖에 없어서 무기력하다고 느꼈다. 

  중환자실은 저녁 아홉시 이후 엄격하게 통제되었다.
 
  은하는 마지막 인사처럼 영하의 손을 꼭 쥐며 다시 눈물을 흘렸다. 

  둘은 지하주차장에서 황량한 바람이 불어대는 소리의 배웅을 받으며 세광병원을 빠져나왔다. 둘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마포의 밤거리를 지나 신촌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길은 그야말로 고향으로 가는 길이라는 착각을 하게 했다.
 

  민채는 은하에게 처음 만난 곳으로 가자고 했다.
 
  은하의 놀라는 표정은 이내 쑥스러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빨간 아우디는 둘이 처음 밤을 보냈던 홍대 앞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그날 밤 민채는 은하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야. 내가 널 지켜줄게.’   
                                                                           to be continued.........

댓글 1개

포아풀 2007. 10. 11. 오전 09:24

현중에게서 민채로 오면 감성적으로 변해요. 민채의 그 마음이 꼭 지켜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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