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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4부 야망 유혹

한민 2007. 10. 14. 오후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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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청701호실에 혼자 남은 강민철은 생각에 잠겼다. 
  ‘잔인하게 살해했으면서도 흥분의 흔적이 전혀 없다. 한 오라기의 단서도 남기지 않고 이렇듯 사건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은 일사분란한 조직과 자금 그리고 이를 적절히 움직이는 두뇌가 있기 때문이다. 직감적으로 어려운 싸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사건도 반드시 단서는 있는 법.’ 

  민철의 전화기가 깜박 거렸다. 
 
  세노야의 김사장었다. 
  ‘정과장님과 최계장님 들리셨네요. 오늘 일정은 다음으로 미루어야겠어요.’   
  문자를 확인하는 민철은 지난 주 그녀와의 만남이 떠올랐다. 

  부임한 이후 업무 정리가 끝날 즈음 그는 정과장과 함께 들린 세노야에서 김사장을 소개받았다. 민철은 김사장이 그에게 호감을 보이자 정과장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지는 것을 느꼈다. 민철은 괜한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 김사장의 관심 깃든 행동을 애써 외면했다.
 

  그러던 지난 주 늦은 금요일 밤이었다. 
  그의 사무실의 전화벨이 울렸다. 
  민철은 무심코 전화기를 들었다. 
  뜻밖에 세노야 김사장이라고 밝힌 상대방은 퇴근길에 잠시 들리기를 청했다.
  민철은 잠시 망설이다가 세노야로 향했다. 세노야는 의외로 조용했다.   

  김사장은 정과장이 항상 찾는 방으로 민철을 안내했다. 
  민
철은 혼자 앉아있는 짧은 시간 동안 묘한 기분을 느꼈다. 
  얼마 후 김사장이 따뜻한 정종과 안주를 들고 들어와 앉으며 말했다. 
  \"이제부터는 완전히 자유예요.” 
  \"밖이 조용하네요.” 
  \"불타는 금요일이잖아요. 오늘 같은 날 지금 시간대에는 노래주점이나 나이트클럽같은 데가 붐비는 시간이죠.” 
  \"그렇군요.” 

  김사장은 민철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민철은 부담을 느꼈지만 그녀의 눈길을 피하고 싶진 않았다.
  깊은 침묵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당황하셨죠?” 
  \"조금은요, 혹시 제가 도와드릴 일이 생겼습니까?” 
  \"그런 셈이죠.” 
 “말씀해보시죠.” 
  \"천천히 말씀드릴게요.” 
 “이렇게 큰 사업체를 운영하시려면 신경 많이 쓰이시겠습니다.” 
  “술집이라고 하지 않으시니 고맙네요.” 
  “이 정도면 사업이죠. 게다가 사장님에 대해서는 조금 들은 바가 있는데 멋진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머, 립서비스도 할 줄 아시네요. 순진한 총각 검사인줄 알았는데.” 
 “대한민국 남성의 평균은 합니다.” 
 “그러시구나. 술이 조금 식었네요. 데워드릴게요.” 
 “아니, 소주를 한잔 하고 싶군요.” 
 “저도 그래요.” 

  그녀는 지체 없이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르고 그녀는 새로운 안주와 함께 술을 가져왔다. 서먹한 분위기는 소주병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허물어지고 대화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민철은 법무관 시절 동기들끼리 술집여자 때문에 싸움을 벌인 사건을 늘어놓았다. 민철이 배를 움켜잡고 웃으며 한창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분위기가 갑자기 냉랭해지는 것을 느낀 민철은 그녀가 눈물을 흘리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민철은 정신을 가다듬으며 그녀를 보았다.
 

  그녀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술집 여자라고 놀리는 거죠! 지금!” 
  민철은 가만히 일어서면서 말했다. 
  \"김사장님, 늦은 시간에 적적했는데 고마웠습니다. 대화를 원만하게 하지 못하는 처지라서... 잘 마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녀의 어깨가 소리 없이 흔들리는 것을 바라보는 민철은 그의 마음이 따라 흔들리고 있음을 느꼈다. 

  민철은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생각했다.
 
  '특히 야심한 밤에 이름도 모르는 여인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다보면 누구라도 일탈을 꿈꾸지. 하지만 이건 아니야.’ 

  민철이 천천히 걸어나가는 동안 그녀는 고개를 가만히 들면서 말했다.
 
  “죄송합니다. 자격지심이 동해서 저도 모르게 그만, 강검사님께 부담주고 싶은 맘은 전혀 없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제가 가진 정보가 혹시라도 도움이 되실까 해서 뵙자고 했어요. 그런데 막상 뵙고 보니 제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서 술을 한잔 청했죠. 강검사님 얘기를 듣다가 처음으로 술집을 운영하는 것을 후회했습니다.” 

  민철은 바깥으로 향하면서 생각했다.
 
 ‘저 여인이 가지고 있는 게 무슨 정보일까? 정말로 가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건가? 아니면 나를 잡아두기 위한 제스처일까? 여하간 오늘은 그냥 일어서는 게 좋겠어.’ 

  어느새 깊은 밤을 틈타 비가 치적치적 내리고 있었다.  

  다음날, 그녀는 퇴근 후 들리라고 청하였고 거절하지 못하던 터였다.
 
  가로등 불빛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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