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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4부 야망 압박 4부 완결
패러다임 호텔 스카이 라운지.
덕수궁이 내려다보이는 창쪽에 앉은 정삼식은 시종일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고 있었다. 정삼식과 마주 앉은 자리에는 30대 중반 정도의 신사가 거만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정회장, 대책을 내 놓으시오.”
“이미 매각된 상태에서 대책이라뇨.”
“계속 그런 식으로 오리발을 내밀면 우리도 생각이 있소.”
정삼식을 다그치는 사내는 다름 아닌 홍콩삼합회를 승계하고 중국 본토의 신흥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흑사회를 통합한 새로운 보스 갈홍하였다.
흑사회는 중국 본토에서 활동하는 청방의 후예들로 홍방과 대별되는 중국의 전통 있는 범죄조직이었다. 삼합회라는 홍콩의 일개 방파가 세력이 확대되면서 중국의 범죄조직을 모두 삼합회라고 통칭하는 경향이 있지만 삼합회는 여러 조직 중 하나에 불과하다. 삼합회의 뿌리에는 홍방과 청방이 있다. 홍방은 청 왕조가 어려울 때 소림사에 협조를 요청했다가 청 왕조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소림사의 무승들을 무장 해제 하려는데 반발하여 결성된 조직이고 청방은 청 왕조 말기에 체제옹호적인 조직으로 이들이 중국 공산화시기에 조직범죄 집단화 된 것이다.
홍콩의 삼합회는 국민당정부를 돕다가 공산당에게 패주할 때 갈계황 장군이 홍콩으로 피신한 잔당들을 규합하면서 만들어진 조직으로 지금 정삼식 앞에 앉아 있는 사내는 그 갈계황 장군의 손자였다.
갈홍하는 세계2차대전 이후 사분오열된 홍콩의 삼합회를 재건한 아버지로부터 보스의 자리를 이어받자마자 특유의 추진력을 내세워 중국 본토의 흑사회 마저 접수하여 중국과 홍콩을 제집처럼 누비는 자로 그를 아는 중국인들은 비록 조직범죄의 두목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영웅시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갈회장님, 시간을 주십시오.”
“이미 시간을 많이 주었다고 생각하오. 금주 내로 회신을 주시오.”
‘제기랄, 잘 못 걸렸군.’
“대답을 하세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정삼식은 생각했다.
‘여긴 국내야, 제까짓 놈이 아무리 설쳐대도 여긴 중국이 아니란 말이지.’
그의 생각을 간파한 듯 갈홍하는 유창한 한국말로 말했다.
“다른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저는 한국에 합법적인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 왔어요. 한국어 수업을 용맹정진하게 수행한 것을 보면 모르시겠소.”
정삼식은 여기서 물러서면 여태껏 버티어 오던 것들이 물거품이 될 것이고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계속 밀리는 것이 이 바닥의 생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배에다 단단히 힘을 주며 말했다.
“거래는 이미 끝났소. 그리고 중국인은 신용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신다지요. 잔금을 치르시는 일만 남은 것 같소만.”
갈홍하의 눈빛이 반짝이며 빛이 났고 한 쪽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말을 이었다.
“정회장께서 물건의 상태를 설명할 때와 지금 확인한 바와는 맞지 않소. 러시아 마피아와 일본 야쿠샤들이 계속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소. 우리 나름대로 믿을만한 거래선을 확보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많은 양보를 한 것이오. 지금의 물건은 계약할 때 충분한 설명을 빼먹었기 때문에 계약자체가 무효라는 게 본인의 소신이오. 한 가지 더! 본인의 불찰이면 불찰이요. 한국의 정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중국인은 배신을 가장 싫어하오. 그리고 배신하게 하는 자는 더 혐오하지요. 당신이 나의 대리인을 매수한 걸 알고 있소.”
“하지만 최종 책임은 갈회장님께 있습니다.”
“그러니 타협을 하자는 게 아니오.”
“타협의 여지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미 준비가 완료된 걸로 알고 있소. 해저터널 환승역 일대에 공동 사업권을 인정해 주시오. 파이를 더 키우면 오히려 정회장도 유리할 거요. 일주일 내로 답을 주시오. 그럼 이만!”
싸늘한 표정으로 갈홍하가 바람을 일으키며 일어서자 양옆으로 건장한 사내 둘이 그를 경호했다. 갈홍하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정삼식은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흐르는 걸 느끼며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들로부터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이사장의 특공경호대라면 한번 해 볼만 하다. 그리고 이미 서부경남 일대에 광범위하게 토지구매 작업을 끝낸 상태이므로 멀리 나가 있다가 조용해질 때 돌아오자.’
정삼식은 서둘러 0번을 길게 눌렀지만 응답이 없었다.
초조해진 정삼식은 생각했다.
‘문승덕 건을 처리하고 잠수타고 있는 모양이군.’
현중은 난생 처음으로 정삼식의 전화가 걸려오는 것을 모른 체 했다.
천일은 그런 현중의 속내를 파악한 듯 아무 말 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
그들은 최춘호가 있는 춘천으로 가고 있었다.
4부 완결 5부로 이어집니다.
댓글 2개
5부, 기대됩니다. 수고 많으셔요. 한민님, 다방면에 박식하신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이 여행하신 분 같아요. 곳곳의 묘사가 실감있어요.
어느덧 글을 연재한지가 2개월이 되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만큼 와버렸네요. 행여 내용이 빈약할지도 모를거라는 두려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다듬고 또 다듬어보지만 다시 살펴보면 항상 부족한 게 눈에 뜨입니다. 5부는 애초에 '진실'이라는 소제목을 달았었는데 여러 정황상 '우정'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처음 접하시는 분들을 위해 카페를 만들었는데 cafe.daum.net/happyhanmin 으로 놀러오시면 처음부터 정리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세개의 카페를 운영하는데 사색의 향기를 모두 링크시켜두었습니다. 두개의 카페에는 향기메일을 매일 퍼나르고 있구요. 사색의 향기를 접하고서는 제게 고맙다는 쪽지를 받을 때 보람이 있습니다. 포아풀임 매번 관심에 감사드리구요.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 탈고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다소 황당한 내용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재미삼아 즐겁게 썼고 다듬고 있는데....... 두려움은 여전합니다. 그래도 글을 쓸 수 있어 행복합니다. 많이 사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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