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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5부 우정 복수

한민 2007. 11. 01. 오후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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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팔과 양다리가 묶여 있는 최춘호는 극도의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는 영문도 모르고 갑자기 들이닥친 건장한 사내들의 기세에 눌려 쉽사리 저항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체념한 것 같았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현중이 톨게이트를 빠져나가자 나지막이 물었다.

  “정동건설에 대하여 아는 데로 말하시오. 한 치의 거짓도 용서치 않을 것이오.”

  검은 장갑과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던 현중이 얼굴을 드러냈다.

  현중의 얼굴을 자세히 살피던 최춘호는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제 보니 얼굴이 낯이 익네요. 사장님 젊으셨을 때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구려. 그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차라리 잘 된 일이오. 이종섭사장님께서는 나를 퍽이나 믿고 아끼셨는데...”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던 그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정동건설은 그야말로 성실과 기술에 대한 신용 하나로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소. 정동건설이 주목받고 있다고 경제신문 등에 단골 메뉴로 등장할 정도였죠. 패러다임 호텔의 정사장은 애초부터 공사대금을 지급할 생각이 없었소. 이종섭 사장의 신용을 철저히 이용 할 심산이었지요. 그 당시 초등학교에 입학한 하나 밖에 없는 아들놈이 갑자기 걷지도 못하는 몹쓸 병을 만났어요.”


  최춘호는 흐르는 눈물을 딱지도 못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엄청난 대수술을 해야 하는데 엄두를 못 내고 있던 차에 정사장이 나에게 8,000만원을 건네주면서 사인을 하라했소. 그리고 강원도에 있는 휴양원에 아들과 기거하라고 했어요. 25억 짜리 공사를 단돈 8,000만원에 해 준 셈이지요. 그 당시 25억이면 정동건설 자산의 세 배가 넘는 거액이었죠. 지금 패러다임 호텔의 시가는 300억 정도가 웃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불면에 시달리며 괴로운 날을 보내고 있었어요. 차라리 마음이 편안합니다. 그 후, 벌을 받은 건지 아들은 죽고 아내는 집을 나가버렸어요.”


  눈물을 흘리며 내뱉는 최춘호의 얘기를 계속 듣고 있던 현중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최춘호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


  현중은 최춘호의 손을 묶었던 줄을 풀었다.

  현중은 그의 손에 펜을 쥐어주고 부르는 대로 받아쓰라고 했다.

  한참을 써내려가던 최춘호는 그것이 곧 유서임을 알아채고 손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결심을 굳힌 듯 경리부장을 지낸 바 있는 경험의 수려한 필체로 또박또박 써내려갔다.


  최춘호가 쓴 글을 가슴에 품은 현중은 조일규의 비밀전화 번호를 눌렀다.

  조일규는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정회장은?”

  “회장실에 계십니다.”

  “주변은?”

  “모두 퇴근하고 저 혼자입니다.”

  “회장실을 통제하고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해라. 목표물은 정회장이다.”

  조일규의 얼굴이 회색으로 변하며 말했다.

  “다시 한번 말씀 해 주십시오. 제 임무와 상반되는 일이라서...”

  “지금 이 시간 부로 너의 모든 임무를 해제한다.”

  “알겠습니다.”

  “타겟의 주변을 봉쇄하고 비밀통로를 확보하라. 지뢰는 자폭할 것이다.”

 

  ‘지뢰가 자폭한다.’는 말은 그들만의 은어였다. 목표물을 제거하는 것은 조일규의 역할이고 그를 대신해서 죽을 대상이 있다는 뜻이었다.


  조일규는 현중과 통화했던 전화기를 변기통에 빠트리고 물을 내렸다.

  정삼식은 그의 방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현중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중은 어금니를 깨물며 속으로 울부짖었다.

  ‘아버님, 드디어 그를 잡으러 갑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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