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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5부 우정 허무한 英雄영웅

한민 2007. 11. 02. 오후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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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노야 김사장은 예상치 못한 민철의 방문에 당황하고 있었다.

  민철과 마주앉은 그녀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둘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그동안...”

  눈이 마주친 둘은 겸연쩍게 웃었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뉴스를 봤어요. 수고 많으셨죠.”

  “가해자가 자진 출두한 덕을 본 거죠. 제가 한 게 있나요.”

  “그래도 여기 들르는 사람들마다 자칫 미궁으로 흐를 사건을 완벽하게 해결하셨다고 칭찬이 자자해요.”


  민철은 가슴이 답답하게 미어짐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오늘 취하고 싶네요.”

  “이미 술이 많이 되셨는데요.”

  “저의 기분을 이해하시기 힘드실 거예요.”

  “무슨 일인지 제가 알아도 될까요?”

  “겉으로는 결론이 나 보이지만 이번 사건은 미결입니다.”

  “검찰 발표는 뭐죠?”

  “상부에서 여론을 더 이상 불안하게 두고 볼 수 없고 검찰의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 눈에 드러난 것들만 가지고 서둘러 마무리를 하고 있어요.” 

  “윗분들 하는 일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좌우지간 제가 축하주를 한잔 올리겠습니다.”

  

  민철이 정신을 차린 것은 자정이 훨씬 넘어서였다.

  그는 한기를 느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혼자 테이블 위에 기대어 잠이 들었던 그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풀어진 넥타이를 바로 하고 있었다.

  민철이 카운터 쪽으로 몸을 옮기는 순간 내실의 문이 열렸다.

  컴컴한 홀이 다시 밝은 빛으로 환해졌다.

 

  그녀는 웃으면서 민철의 손을 잡고 내실로 이끌었다.

  내실은 바깥에서 보면 2평 남짓한 쪽방이었지만 벽에 있는 커튼을 젖히자 외부로 연결된 문이 나왔다. 문을 통해 들어간 곳에는 고급 호텔을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잘 꾸며진 공간이 있었다.


  그녀는 민철에게 나이트가운을 주면서 말했다.

  “많이 취하셨어요. 주무시는 모습이 귀엽던데요.”

  얼떨결에 가운을 받아 든 민철은 욕실로 향했다.

  민철은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찬물로 전신을 식히며 현재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했다. 샤워를 마친 민철이 가운을 걸치고 나오자 그녀도 가운만을 걸친 채 여전히 웃으며 그를 맞이했다.


   미니 바로 안내한 그녀는 최고급 양주를 꺼내들고 익숙한 솜씨로 얼음과 함께 잔을 만들었다.

  “오늘 처음으로 여기를 공개하는 거예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다른 남자들은 갖은 말로 저를 유혹해 왔지만 솔직하지 않죠. 하지만 강검사님은 달라요. 그것이 저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저에 대한 배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저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있습니다.”

  “부담 갖지 마세요.”


  그녀는 그의 옆으로 다가와 어깨에 기대었다.

  민철이 술잔을 입술에 갖다대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뜨거운 것이 그의 목을 자극했다.

  그녀는 연거푸 서너 잔을 마신 민철의 손을 잡고 그녀의 침실로 이끌었다. 


  그녀의 방은 검소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그녀는 침대 위로 가서 앉자 하얀 종아리가 드러났다.

  민철은 호흡이 멎는 것을 느꼈다.

  

  민철이 그녀 옆으로 다가가자 그녀는 민철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민철은 불현듯 대학시절 젊은 심리학 시간 강사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는 흘려들었던 그의 말이 민철의 귓가를 맴돌았다.


  ‘사냥 할 필요가 없어진 남성이 남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머니의 가슴을 벗어난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맞는 질을 추구하는 게 남성의 본능이야. 영웅은 미녀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을 죽이고 미녀는 자신을 알아보는 영웅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치지.’


  그녀에게 민철은 영웅이었다.

  하지만 위로는 되었을지언정 그 영웅의 허무한 가슴은 채워지지 않았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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