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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늑대 1

한민 2007. 12. 18. 오후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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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언양 휴게실.
  혜미의 매력적인 눈동자가 레이다 처럼 한 사내를 망안에 가두고 있었다.
 
    ‘키 182 cm 쯤 되 보이고, 얼굴은 저 만 하면 됐고, 스타일이 지나치게 젠틀해서 제비 냄새가 좀 나긴하지만 이 여름에 저리 빗어 넘긴 걸 보면 초짜임이 분명해.’


  ‘저 친구가 가진 차가 뭐냐 하는 게 문제인데...

 

  혜미는 여름만 되면 친구들과 함께 해운대로 여행을 한다.

  그녀의 직업은 요가 강사이다.

  그녀는 찜질방과 문화센터등에서 요가강습을 하는 프리랜서이다.

  그녀가 가장 바쁜 시기는 여름이 찾아오면서 이다.

 

  올 한 해도 어김없이 그녀는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의 친구들은 저녁에 KTX 로 오기로 했다.

  4박5일의 일정을 소화하는데 불편함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차를 가져가야 해서 혜미가 자신의 차를 가져가기로 했다.

  물론 희생정신이 뛰어나서 차를 가져갈 혜미는 아니었다.
  그녀의 차는 항상 다용도로 자신의 분신 역할을 수행하는 뛰어난 파트너였다.

  혜미는 빼어난 미모와 환상적인 몸매로 파트너와 여행경비를 현지 조달하는 수완을 발휘해왔다.

 

  지금 언양휴게실에서 그녀의 레이다에 한 사내가 걸려든 것이다.

  파라솔 아래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 사내를 유심히 지켜보던 혜미는 그가 일어서자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고 그의 등뒤에서 함께 걸었다.

  그의 등을 시선에 고정하고 뒤따라가던 혜미는 그를 가로 지르면서 커피를 든 팔꿈치로 그의 팔꿈치를 부딪쳤다.
  고전적인 수법이긴 하지만 여지껏 단 한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방법이었다.


  그 사내는 최소한 세 번 놀랬다.

  첫 번 째는 갑자기 팔꿈치를 부딪쳐서 놀랬고 두 번 째는 그녀가 내지르는 소리에 놀랐고 그리고 세 번 째 는 그녀가 너무 매력적이라는데 놀랬다.


  외마디 소리를 지르는 당황한 표정의 그녀를 살피던 그 사내는 커피가 땅 바닥에 쏟아진 것 외에는 별반 문제가 없다는 것에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괜찮으세요?”

  “그럼요, 괜찮아요.”

  혜미 역시 신중을 기하다보니 그녀답지 않은 깔끔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녀는 커피가 쏟아진 빈 종이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그 사내의 시선을 감지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무관심을 가장한 멘트를 날렸다.

  “마침 주치의가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하셨는데 고맙네요.”

  바로 뒤돌아서서 걷던 그녀가 멈춘 것은 다섯 발자국 째.

  “커피라도 원두커피는 괜찮을 텐데요.”

  ‘대못질 타이밍.’

  혜미는 돌아서서 미소 띤 얼굴을 하고 입을 열었다.

  “고마우셔라. 그런데 어떡하죠, 지금 바로 출발 해야해서요.”


  혜미는 걷는 속도를 줄이고 그녀의 차로 가면서 리모콘을 눌렸다.

  그녀의 애마는 대한자동차의 뷰젤시리즈 No.5 이다.

  준중형으로 여성오너드라이버에게 인기가 많은 차종이었다.

  차에 오르고 키세팅 후 룸미러를 적절히 돌려 그 사내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그 사내는 예상대로 그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휴게실을 빠져나갔다.

  물론, 충분히 그 사내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하여서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 사내는 그녀 차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언뜻 룸미러를 통하여 본 그 사내의 차종은 신형 콘돌이었는데 최고급 승용차였다.

  ‘흠, 이거 제대로 하면 이번 휴가에 제대로 놀겠는데.’

  혜미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부산 도착 시간을 확인했다.

  친구들이 자정 가까이 되어서야 도착할 예정인 것을 알아낸 혜미의 머리 속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일대일 플레이를 설정해야 되네.’


  어느새 부산 톨케이트가 보였다.

  그 사내는 맨 오른쪽의 톨케이트로 진입하면서 아웃사이더 미러로 신형 콘돌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했다.

  신형 콘돌은 뷰젤 No.5 의 뒤를 거의 접촉할 정도로 따라 붙었다. 


  혜미는 혼자만의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도로비를 지불하자마자 악셀레이더를 급히 밟았다.

  콘돌은 먹이를 쫓는 한마리의 독수리처럼 그녀의 뒤에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따라 붙었다.


  그녀는 긴 머리를 휘날리며 해운대 방면으로 운전대를 꺽었다.

  콘돌은 여전히 뷰젤 No. 5 를 실망시키지 않고 있었다. 
  혜미는 태양이 뜨거운 한 낮의 도로 위에서 한 마리의 늑대에게 쫒기는 긴장감을 만끽하며 열정의 바닷가를 향하여 거칠게 그녀의 파트너, 뷰젤에게 채찍을 가하였다.
                                                      to be continued.........................



댓글 4개

포아풀 2007. 12. 20. 오전 09:24

새로운 소설을 구상하셨나보군요, 한민님. 여우와 늑대... 제목이 주는 묘한 호기심이 이리로 이끄는군요. 기대하겠습니다.

하희숙 2007. 12. 20. 오전 10:40

혜미의 앞으로의 행로가 무척이나 기다려집니다.

최인구 2007. 12. 20. 오후 06:58

혜미의 \"작업의 잔머리\"를 배워서 실전에 응용해야겠습니다.^^ 김해는 저에게 인연이 많은 곳인데... 그 쪽에 사시나봐요... 또 한 편의 재미있는 연재소설이 기대됩니다.

이난경 2007. 12. 31. 오전 09:25

재미있겠네요...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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