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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늑대 3

한민 2008. 01. 04. 오후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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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미는 호텔 커피

댓글 2개

하희숙 2008. 01. 18. 오전 10:44

자신만만했던 지난날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래서 인가요. 지금의 모습이 왜 이렇게 초라해 보이는지... 참으로 자신의 지금은 너무나 쓸모없는 것같아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한민 2011. 02. 04. 오후 09:47

혜미는 호텔 커피숖을 속물들이 뜸들이면서 거들먹거리는 장소로 여긴다. 그녀가 처음 시민센터의 일자리를 소개 받는 호텔 커피숖에서 영수증을 받아들었을 때 vat(value added tax ; 부가가치세) 를 bat 로 잘못 읽어서 이유 없이 빠따 맞는 기분이 들었던 추억도 추억이지만 웬만한 점심 한 끼 분을 시커먼 커피 국물에 빠뜨리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은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는 설정이었다. ‘일단, 커피 값을 먼저 계산해라. 그것이 그로 하여금 저녁을 사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 된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그 사내는 석양이 깔리기 시작하는 유리창의 풍경과 어우러져 제법 분위기가 있어보였다. 그 사내가 명함을 내밀었다. 이름은 한영준, (주)DT 대표이사라고 적혀있었다. “한사장님이시네요. 이름이 멋있군요. DT 가 무슨 뜻이죠?” “드림 테크널러지(Dream Technology)의 머리글자입니다.” “벤처하세요?” “고전적인 기호상품에 최신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접목하는 거죠.” “사업은 잘 되세요?” “이쪽 사업은 결국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가 승부의 관건이죠.” “인재가 필요하군요.” “머리만 좋아도 곤란하죠. 그런데 저는 그쪽 명함을 안받았는데요.” “저는 명함 같은 거 없어요. 이미 번호는 알고 계시잖아요.” “성함을 말씀하셔야죠.” “그냥 뷰젤이라고 해두죠.” \"그럼 저는 콘돌인가요?” 혜미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이것 봐라, 제법인데.’ 그 사내의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아든 그 사내는 한참을 묵묵히 듣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그 사내의 명함을 집어 들고 요모조모를 살피던 혜미는 테헤란로라고 소개되어있는 본사 전화번호를 눌렀다. 물론 *23#을 미리 눌러서 그녀 자신의 번호를 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전화벨이 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저희 드림테크날러지는 우수한 재원을 바탕으로 여러분의 꿈을 실현하는 동반자가 되기 위하여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영준이 그의 자리로 천천히 돌아왔지만 그녀에게는 갑자기여서 화들짝 놀라며 전화기를 핸드백 속으로 던져 넣었다. 한영준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한여름 밤의 섹스폰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나갈까요?” “그러죠.” 혜미는 미소를 띠고 우아하게 일어나며 주문용지를 들어올리기 위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한영준이 먼저였다. 그는 살짝 윙크해 보이면서 카운터로 향했다. 그녀는 현재 상황이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돌아가자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이거 살짝 꼬이는데. 기회를 주지 않는군.’ 커피숖을 나서자 어둠이 드리워지면서 제법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걸었다. 혜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녁 식사는 제가 대접할게요.” “이미 준비를 시켜두었습니다.” “예?” “저기 모래사장이 끝나는 곳에 있는 횟집에 자연산 돔을 준비시켰습니다.” “어머, 제가 돔을 좋아한다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서울 넘버에 이른 여름에 바닷가로 혼자 오시는 경우 십중팔구 회를 좋아하시죠. 특히 여성은 돔 종류를 선호하구요.” “서울 사람 중에 회를 못 먹는 사람도 있잖아요.” “생기발랄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에 말이죠. 더구나 뷰젤씨는 피부가 하얀 게 회와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제 이름은 혜미예요. 조혜미.” “드디어 통성명이 되었군요.” ‘보통이 아니군. 내가 스스로 이름을 가르쳐 줄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어.’ 혜미는 낯선 사내에게 급속히 경계심이 풀어지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며 걸음걸이를 고쳐가며 다짐했다. ‘남자는 모두 늑대다. Be careful!!, 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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