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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그 추억을 그리며

들꽃향기 2008. 01. 16.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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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긴 오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왜냐구요?
딸애의 대학 합격 소식 만을 기다리며 보내는
그 지루하고 가슴애린 시간,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우리 모녀는 늦은 오후에 드디어 문밖으로 나섰습니다.
딱히 갈 곳도 생각이 안 나고
해서 마침, 지난 크리스마스선물로 딸애가 사 준 장갑을
다른 색깔로 바꾸러 가자고 
참, 궁색한 이유를 가지고
올 들어 최고로 수은 주가 내려갔다는 매서운 찬바람을 맞으며
백화점으로 향했지요. 
여전히 거리엔 사람들로 넘쳐났고
사람들은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잘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 모녀는 정말 목적없이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일곱난장이와 백설공주를 비롯한
온갖 캐릭터 상품이 진열된 진열장에서
오랜동안을 기웃거리며 놀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세상에
동화가 실종된 지 오래라는 생각이 들곤 했었는 데
아마도 그 동화 속의 주인공들이 모두 다
이렇게 유리상자에 갇혀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너무도 사실적이고 앙징맞게 만들어 놓은 장난감들이
우리들에게 더는 상상력을 허락하지 않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갇혀 있는 동화를 모두 풀어 주고 싶은 충동 때문에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나왔습니다.
우리 시대의 꿈을 대신하는 예쁜 동화 하나 쯤
간직하고 싶습니다

댓글 4개

포아풀 2008. 01. 17. 오전 01:14

들꽃향기님의 그 가슴애린 시간...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분명히 좋은 소식이 올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그 긴 기다림을 놓았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어디 표현도 못하고 조바심을 내었던 마음인 것을...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어디 인생이 그 하나의 조그만 점에 좌지우지 되겠는지요. 우리시대의 꿈... 그것이 무엇인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그것을 대신하는 예쁜 동화를 짓고 싶습니다. 들꽃향기님의 어여쁜 동화는 바로 따님과 주변의 아기자기한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두 모녀의 정다운 모습이 그려지네요.

김봉길 2008. 01. 18. 오전 10:23

예쁜 동화는 우리 마음에 그대로 남아있어야 하나봐요. 예쁜 마음을 물끄러미 보는 시간입니다. 이렇듯 행복이란 가까이 있네요.

이명숙 2008. 01. 19. 오전 12:00

포아풀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내일 꼭 함께 만나서 귀한 말씀을 경청하리라 작심했었는 데 뜻하지 않게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아쉬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녹화라도 해서 마나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명숙 2008. 01. 19. 오전 12:01

김봉길님, 말씀을 듣고보니 정말 그럴 것 같네요. 물끄러미 바라보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도 참 좋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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