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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장 가는 길

김봉길 2008. 03. 21. 오후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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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장 가는 길

너도 나도 모두 바뀌어야 한다
나도 바꾼다
전에 있었던 것
이제 나의 것이 아니다
너도 바뀐 것 아니냐
너도 어제 너의 것이 아닐 것이로다
너도 바뀌었음을 알았느니
나도 바뀌었음을 알아다오
어제의 내가 아니었음을 알아다오 

그러나
우리 그래 그러나
뭐 하나 바뀐 것은 없네
다만 시간이 흘렀을 뿐이로네
눈물이 뒤를 따라 흐르고
땀이 철철 흐르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사라질 것은 사라지고
태어날 것이 생겼을 뿐이로네
그 속에 우리가 함께 있다가
서로서로 살아가야 할 뿐이로네 

그대여 그대는
그대 속으로 사라져야 할 것을 보듬고
억지 눈물과 애써 땀방울 흘리려는가
오호, 그것은 그대의 눈물을 더 슬프게 하는 일
오호, 그것은 그대의 땀방울이 통곡하게 하는 일 

 
오호, 그대여 그대는
그대 속으로 사라진 것을 드러내야 하리
드러내 모두에게 말해야 하리
지금 사라지고 있는 것은 이러하니
사라진 자리마다 돋아나는 눈물들
맑고 곱게 두 손 모아 보여주어야 하리
지금도 흐르는 눈물 따라
묵묵히 떨어지는 땀방울을 보아야 하리로다
호호, 쉽게 흘리는 눈물과 땀은 쉽게 마르는 법
거기에 사랑이 있었겠느냐
새록 맑은 사랑이 생겨나겠느냐
오호, 새로운 생명이 자라겠느냐 

우리 모두 제자리에 서서 하늘을 보자스라
변하지 않은 하늘과 땅
그 사이 언제나 맴돌아야 하나니
제자리
바뀐 것 없이 저기 다음 세상을 보자스라
그러면 보이는 깨끗한 세상
처음부터 깨끗했던 세상
그래 지금도 깨끗한 세상
그래 우리
저기 보이는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기스라
제자리 잘 지켜 이대로 가자스라
행복이란 제자리에서 생겨나
언제나 제자리에서 사라지나니 

댓글 1개

포아풀 2008. 03. 23. 오전 10:14

투표장 가는 길의 많은 단상들... 처음부터 깨끗했던 세상 그래 지금도 깨끗한 세상 그래 우리 저기 보이는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기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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