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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에세이 /『 바람을 타고 』
영상 산책 /『 바람을 타고 』
- 유 민 자 -
바람이 났어요. 이 나이에 바람을 타고 누군가를 그리워해요. 손을 내젓고 고개를 돌리며 나이주름 뒤로 살짝 숨던 내가 여유로 흥청거려요. 바람을 쏘이는 삶속에서 이제는 사랑 향기 속으로 너무 깊숙이 들어 간 듯해요.
세상이 우리를 향해 빈정대요. 나는 그와 색다른 연애를 해요. 그의 온기가 손끝 발끝을 지나 온몸을 사르르 녹이며 따뜻함으로 바람을 타요. 웅크린 주먹을 펴고 그 사랑온기를 나누어 쪼이다가 한 숨을 내쉬는걸요. 내가 그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어 인터넷에 떠도는 X-파일이 되어가요.
그 어떤 날의 흔적이 나를 부르는걸요. 우린 서로에게 행복을 넘보는 사이가 되었네요. 그 속에서의 나는 부끄럼도 잊은 채 여기저기 고개 내밀고 있네요. 태양이 빌당사이에 걸쳐있던 그 날 아침을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마음에 걸터앉은 그리움자락을 하나씩 풀어가요. 하늘이 수를 놓은 연들이 나를 내려다보네요. 경포대 상공위로 신비한 연들이 바닷바람에 흔들거려요. 우연히 만난 민속 연날리기 대회에는 방패연 가오리연 그리고 사람과 동물을 흉내 낸 선화공주 연ㆍ 호랑이 연ㆍ 별꼭지 연ㆍ거북 연ㆍ홍어 연ㆍ 지네 연인 창작 연들이 하늘 끝자락을 향해 여린 몸짓으로 오르고 있었어요.
‘하늘에 오른 연들이 모래알 따라 바람에 휩쓸려 넘실넘실 춤을 추어요. 어린이 하나가 제 몸보다 커다란 가오리연을 들고 사납게 흔들거리는 바람과 맞서며 비틀거려요. 가오리연은 아이와 하나가 되어 뱅뱅 돌기를 반복하더니 쌩! 하늘위로 날아올랐어요. 연을 띄운 아이는 세상읽기 연습을 미리 한 듯 수고로움 뒤에 즐거움을 맛본 미소로, ‘까르르 깔깔 웃음을 가득 채운 바구니’를 허공으로 날렸어요.
연을 띄운 경쟁무리 중에 40대 남성이 눈이 들어 왔어요. 그는 내가 다가가 아는 척하는 눈짓을 환영했어요. 이미 하늘 높이 오른 선화공주를 닮은 창작 연을 밀고 당기며 창공을 가르는 자신의 연의 자랑스러움으로 눈빛이 반짝였지요.
꿈속으로 흘러든 나는 그 남성과 함께 연을 날리며 ‘하늘 끝을 향한 오름의 지혜꼬리’를 잡아당겼어요. 나도 함께 와락 사랑물꼬를 틀고 세상과 대화를 하고 싶어, 현세에 되살아난 선화공주에게 마음 망(網)을 연결해 태곳적 시절로 무전을 빠르게 쳤지요.
‘홀로 둥실 뜬 선화공주야, 서동 불러들여 사랑노래 나누자. 우리 어깨동무하고 새롭게 더 높이 하늘공원 속 무념의 세계로 오르자. 서두르자, 우리, 현실에 옛 향기 묻힌 꿈속으로! ‘
이제 그와 나는 꿈을 꾸듯 눈을 급히 맞춰요. 사랑을 유행시킨 서동인 무왕에게 물어 희망 길을 현몽 받은 그와 나는 우리가 되었는걸요.
경포대에서 우연히 만난 행운의 연날리기대회. 사랑스런 모습의 역사 속에서 되살아난
선화공주를 닮은 연. 그 연은 그리움의 꼬리를 물고 경포대 바다에 하늘 끝을 향한 오름의 지혜자락인 양 와락 느껴졌지요.
사실은 꿈과 현실은 하나인걸요. 경포대 하늘바다 위에서 내려온 '허공의 눈짓'이 나를 보고 한 눈을 찡긋거리며 살짝 윙크를 하던걸요. 하루치 동행자 버스 여행을 한 경포대 바닷가 창공 위를 힐끔 보게 된 그날의 행운자락들이 내안에서 아직도 넘실거려요. 민속 연날리기 대회에서 갈매기 꿈을 실은 배가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푸른 하늘을 벗 삼은 신비로운 모양을 한 연들을 또 보았지요. 난 순수를 닮은 마음끈 하나를 하늘바다로 띄웠지요. 지금껏 그 날의 흔적들이 바람에 뒤뚱거리며 두둥실 떠 포로롱 포로롱 사랑짓거리를 하며 가슴을 후비며 날아다녀요.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좋아요. 낮과 밤의 색다름이 공존하듯 또 다른 미래에 또 다른 색의 소망얼굴을 채색하며 그려내요. 친구 된 그와 함께 고급스런 도자기에 나를 담아내고 싶어요. 수줍은 시간 속에 내려앉은 내가, 조용조용 쉿! 소리 내며 인생이라는 항아리에 숨어 햇살을 즐겨요.
그가 바람이 되어 내 안에 자꾸만 숨어들어요. 내가 고은 그와 눈인사를 한 후, 온화한 미소를 닮은 햇살을 맞서요. 빈둥거리며 벽을 보던 내가 사색을 즐기며 사랑향기 찾아 종회무진 횡단을 해요. 서성이던 길모퉁이에서 만난 '미지의 순간'이 너무 좋아 그와 대화를 나누며 바람을 마구 쏘여요. 내가 보여서 여정을 따르는 나이 속으로 한없이 들어가, 그가 차지한 참살이 곁에 슬며시 앉아 있어요. 방실거리던 내가 그에게 슬쩍 말을 걸어요.
‘ 오늘 밤 저와 함께 꽃잠을 잘래요…….’
내가 그에게 먼저 다가서는 용기는 사랑을 찾고 가슴에 사랑 심기로 발동을 쉼 없이 걸어요. 디지털시대 21세기 현대는 아날로그 시대를 무시하며 비껴가요. 상대 눈빛이나 말로 하는 대화신청 보다는 밤잠을 설치며 흔들어대는 사랑마음을 꼭 온 몸으로 껴안아야만 해요. 내 안의 내가 시끌벅적 소란해요. 이미 나에게 다가선 그를 생각해요. '내 마음의 호수'는 마음이 닿고 스치는 인연 따라 커다란 발자국으로 움직여요. 성큼 다가선 그와의 정겨움으로 가슴 한편이 찡해요. 이제는 나도 고독에 사랑 옷을 걸쳐요.
바람이 났어요, 내가. 나에게 있어서 참살이 된 그는 문학바람인걸요. 바람을 타요 , 내가! 흔들거리던 내가 나뭇가지에 수필문학을 동여맨 후 살랑바람을 타고 한들거려요. 이제는 바람 따라 자연 따라 온 몸을 귀여운 몸짓으로 흔들거려요.
-끝-
* 우리말 해석
꽃잠- 순수한 우리말로서 '행복한 잠' 또는 \"처녀, 총각의 첫날 밤\"
글과 영상/ 유민자드림
댓글 10개
바람이 나셨다구요? 참살이 문학바람... 그 바람을 타고 마음껏 누리세요. 세상의 여러 곳을 누비시고 많이 보시고 느끼시기를... 그 바람 제게도 한자락 보내주시구요.
누비는 자리는 제가 아닌 포아폴님이 주시는 배려의 한 마디에 있지요. 늘 온화한그 언어바람이 푸르른 하늘로 올라 바람결에 상큼한 소슬바람 되어 우리들의 귓가에 윙윙대지요. 포아폴님, <사색의 향기>의 색깔에 향기를 가미하는 고운 시인님!
유민자님, 아무개는 좋겠다. 연따라 하늘을 날고 날고 날고 날고--------- 애인으로 날고 방패로 날고 선녀로 날고---또 날고 날고---- 나 사는 15층 난간은 익숙한데, 낯선 빌당 5층도 아찔해.
아..김문숙시인님, 이미지 상상을 제게 가르쳐주시는 듯해요. \"애인으로 날고 방패로 날고 선녀로 날고---또 날고 날고---- 나 사는 15층 난간은 익숙한데, 낯선 빌당 5층도 아찔해. \"... 아...시심(詩心) 으로 넘어가는 언어상상력이 나래 춤을 추는걸요.
드디어 고독을 껴안고 사랑하게 되신걸 축하드립니다.^^* 봄바람과 함께 초록의 물결의 옷을 입고 세상의 모든사람들을 흔들어 깨울 참살이 문학의 꽃을 피우시길 기원합니다. 늘 바삐 움직이시고 무언가 찾아내려는 모습이 마치 열두살 내 어린시절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요. 너른 들판, 높은 산, 맑디 맑은 강가와 둑은 내 어린시절 놀이터 였지요. 해뜨면 나가서 해지면 집으로 돌아오던 새까맣게 탄 얼굴에 동그란 눈만 반짝이던 내 추억의 삼분의 이를 장식한 아름다운 시절... 유민자 수필가님은 그런 동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계시니 쓰신 글들마다 꿈과 사랑이 넘칩니다. 정말 닮고 싶은 순수함이네요^^ 문학기행때 뵐수 있겠지요? 기대합니다.
하늘스케치님, 아이디의 느낌이 참 좋아요. 졸필인 제가 늘 철부지인걸요. 글옷에 철없이 순결한 사랑을 입혀요. 이렇게,,하늘스케치님께서 주시는 넘치는 칭찬언어에 제가 쥐구멍을 찾아요. More Happy ! 생의 가치관을 새로이 해요. 하늘스케치님 은혜로운 아침. 우리 함께 '생의 순수'를 사랑할까요? ^&^
참아암 부럽군요. 나도 함께 꽃잠 잘 상대 구하러 민들레 꽃씨라도 잡아 타고 비행을 시작해 봐야 할까봐요.
그래요, 이명숙님 , 삶의 비행을 시작해요. 저희 우리가 되어 꽃잠을 함께 잘까요? ^&^ 봄날 민들레 홀씨, 반가운 그 무언가를 전하는 듯 세상을 돌아 돌아 온 몸으로 우리들에게 살며시 날아들지요.
행복한 봄날의 수채화네요. 좋은 느낌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 문학이 '파스텔 색을 지닌 수채화'가 아닐까요.... 아련한 그 무엇을 기억해 내어, 흐린 날의 기억을 맑음으로 색칠하기. 김봉길선생님, 함께하는 사람향기덕분에....졸필을 쓰고 있는 제가 오늘, \"봄날의 수채화\"되어, 좋은 느낌이 되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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