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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한국산 빨간 파프리카를 먹으며

김문숙 2008. 05. 30. 오전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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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한국산 빨간 파프리카를 먹으며

 

                             한 은총 /김문숙

 

밤 새 껏 창문 두드리는 왼 바람에

온 밤을 으스스 떨고 일어나 앉은 이른 아침

 

덧글도 쪽지도 반응도

새벽 창가처럼 잠든 듯 조용한데  

 

아침 바쁨이 번개 치듯 돌아가도   

기도제목 하나로는 성도 안 차

마음은 하늘 꼭대기 매어 두고서

 

덜 깬  잠 탓을 하며 헐거운  입맛으로

오랜 만에 손에 잡힌

새벽 갓 핀  장미 꽃 보다

더 붉게 반짝이는 ,

커다란 한국산 파프리카를  먹고 있어요.

 

아삭아삭 한 입 씩 잘리울 때 마다

한 방울 싹 고여든  맑은 수액에  

첫 번 초등학교 상장을 받아드신  

어머니 고운 눈이 생각납니다.

 

어머니 젊으신 피는

이처럼 곱고 붉으셨겠지요.

나를 기뻐하심이

이처럼 싱싱하게 붉으셨겠지요,

 

한 입

한 입

베어 먹으며

싱그러운 겉 껍에서 느껴지는  싱그러움에

이처럼 싱싱하게 살았던 날들이 있었는가

셈해   보아요.

 

노오라니,  소복하게  

씨방에 고이 앉은 씨들로 하여  

우리는 이처럼 정다운가 부끄러워요 

 

우리 삶 안에도

이처럼  많은, 여문  씨들을 

남 모르게  가득 배어 안았는지요.

 

오늘 하루 온 종일  

이처럼 맑고도 진한 피의  빛으로

우리가 부르는

생명의 노래는 무엇이어야 할까요?

 

마지막 허전한 입맛을 다시며

한 가지 음식도  

더 잘 정리 된 한 관념으론 먹을 수 없나

물어 보아요.

댓글 2개

이임영 2008. 05. 30. 오후 03:12

김문숙님 파프리카에 대한 단상이 너무 아름답습니다....평소에 어머니에게 감사한 마음 표현은 못해도 상장을 쥐어줄 때의 기쁨은 어떤 기쁨이 못지 않을 것 같아요...고운글 즐감하고 갑니다...아직 파프리카를 못 먹어봤는데 한 번 먹어보고 저도 그 기분 느껴볼게요~~

김문숙 2008. 05. 31. 오전 05:13

. 감평 감사드립니다. 작은 표현도 잘 받아주신 너그러움도요. 한국산이 더 맛이 달고 시원 했읍니다. 일이 밀려 컴 앞에서 먹을 때 흘리지 않고 엎지를 것 없어서 갈증 날 때 좋아요. 옆에 계시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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