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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 나무처럼

산정 2008. 06. 18. 오후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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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일기 중(2)

                  넝쿨 나무처럼

                                     2000년 06월 22일(목)


 '일기예보'에 오늘부터 여름 장마가 시작된다더니 오전 한때 비가 스쳐갔다.

 오후에 일 관계로 찾아간 모 부대 면회실 부근의‘넝쿨나무’밑 벤취에 앉아서 나는 슬픔에 잠겼다.


 지난 날 내가 꿈꾸었던 것과는 정 반대로 부탁하는 입장이 되어 부대를 방문한 것이 무척 자존심 상하고 처절했다.


 낮고 짙은 구름이 가득 들어찬 하늘이었다.

내 가슴속에 들어찬 슬픔처럼....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가끔 바람이 불어대기도 했다.

 모든 슬픔을 훌훌 털어버리라는 듯이...


 그러나 ‘넝쿨나무’가 바람에 시달린다.

하염없이 넝쿨나무를 쳐다보면서 눈물을 닦아내며 다짐했다.

 이 넝쿨나무처럼 만 줄기차게 살자고...


 홀로 많은 가지를 뻗고 때가되면 제홀로 잎새를 매달고

남을 위해서 ‘그늘’을 만들어 주는 이 넝쿨나무처럼...


 돌보는이 없어도 살아가기가 힘들다고 앙앙 대지도 않고 자신의 애로사항을 몰라준다고 억울해 하지도 않고 원망하지 않은채,

끈기와 생기를 키워내는 넝쿨나무처럼 오로지 그렇게만 살자고..


 절망이 깊어질수록 움트는 생명과 같이 새파랗고 싱싱하게

아름다운 삶을 살고싶은 것은 무슨 조화일까?!


 계절따라 봄이오면 새싹이 나고 이 여름날엔 싱싱하고 짙푸른 잎을 흔들듯이 모든 생명이 덧없이 억울하게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싶은 때문일까?!


 날마다 삶속에서 고통이 가시처럼 찔려오고 절망이 엄습할 때

대자연의 섭리를 통해서 희망을 품는다. 
                          -산정-    
               
                
   
                                            






               





댓글 2개

김문숙 2008. 06. 18. 오후 10:22

창조주에게서 받은 대자연은 그 분의 긍휼이 어린 치유의 능력을 소유하고 있읍니다. 벼슬살이를 하다가 귀양을 보내도 따지고 보면 그곳에서 자기 삶을 돌아보고 인간사의 상쳐를 회복할 기회를 가졌지요. 물론 사약을 내린 경우를 제외하고 말입니다. 그 어려운 고난을 격고 나서 오늘에 당당 존재하고 계신 산정님을 축하드립니다.

포아풀 2008. 06. 19. 오후 03:11

산정님이 넝쿨나무를 보며 자신을 다독거리던 몇 년 전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그렇게 강하게 다독이고, 격려하고, 위로하고, 용기를 내신 덕분에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이 되신 거라고 감히 짐작합니다. 어려서 칡넝쿨을 많이 보았습니다. 주로 땅을 기는 넝쿨이지만, 줄기를 잡아채도 뿌리는 어디 깊숙이 내렸는지 가늠조차 못할 정도로 강했습니다. 그 넝쿨에서 피워내는 꽃은 참으로 강렬했지요. 넝쿨처럼 강하게 뿌리내리시는 모습, 저도 배우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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