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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날, 이웃 사촌 -
김문숙 2008. 09. 14. 오후 04:54
3776
김문숙 2008. 09. 14. 오후 04:54
3776
추석 날, 이웃사촌
한은총 김문숙
몇 해 전 까지도
들뛰던 어린이들로 북적이던
15층 서민 아파트 복도
민들레 홀씨처럼
이제는 다 자라 홀홀 흐터져 살아
간간 하이힐 소리 들리고
저벅 저벅 지나가는
젊은 발자국 소리
이집 저집
으앙으앙 앳된 아기 울음들이
내 품에 안겨오듯 지척으로 들린다.
먼 섬 갓 장가 보낸 외아들 그리운
홀로 사는 옆 집 애할머니
바닥에 늘어서는 자가용 행렬 마다 서러워
시레기 널어 말리듯
긴 복도 벽에 날마다 늘어나 매달리는 한 숨
어미 손 붙들려서
풀 죽어 훌쩍이던 꼬맹이 사내 녀석
언제, 어찌 저리 잘 컸 누? 대견도 한데
키 높은 구두에 청바지 고운 여인
얘가 우리 둘째 며느리라우
굵어 진 주름 속으로 함박 웃음 깊어
고생 다 하셨네요. 인사 건네니
아무렴요, 아무렴요, 불현듯 어깨 춤이 흥겹다.
다독이며 달래 주고 위로해 주어도
그때는 정말, 이 행복을 믿기나 했었던가?
밤낮으로 고달파 눈물범벅이던 익숙한 옛 그 얼굴
가볍게 벗어버린 저 화안함
고마운 세상이다.
잘 살아 주니
참 고마운 세상이다.
어느 날이나 되어서야
세상에 한 없이 부어 주신
참 그 하나님 축복이라 고맙다 하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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