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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길목
박종영 2008. 09. 19. 오후 04:23
6612
박종영 2008. 09. 19. 오후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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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길목
-박종영
쓰적쓰적 몸 부딪히는 가을의 소리가 들립니다
들풀이 이 땅의 슬픔을 뿌리내리고 앉아
품 좋은 가실 바람을 기다리며
은혜로운 계절로 안도합니다.
풋감이 얼굴을 붉히기 시작하고
가을 국화가 볼록한 가슴을 여밉니다
산모퉁이 옹달샘엔 파란 하늘이 내려와
지친 여름을 달래며 퐁당거립니다.
이쯤이면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울음을 들을 시간입니다
지나온 날을 잡아놓고 싶은
누구의 마음으로도 달래지 못하는
서운한 바람이 자분자분 불어올 것입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빈 들녘,
그대 떠난 자리에 별들이 내려와 소곤거리고
살아온 날이 성근 지게 따라와 다그칠 때마다
한 가닥 핏줄을 잡고 서러움을 준비합니다
댓글 1개
포아풀
2008. 09. 22. 오전 10:01
아직 가을걷이는 끝나지 않았지만, 서서히 가을의 익음과 넉넘함과 때로는 고적함이 밀려올 것 같네요. 가을은 사람을 깊어지게 하는 계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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