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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은 거기 없었다/강봉환
꼴통은 거기 없었다.
松花 강 봉환
매일같이 지나는 그곳엔 어김없이 나타나
주빗거리며 서성거리는 그 무엇들이 있다
벌써 몇몇은 어쩔 수 없이 조바심을 내며
왠지 불안하지만 발길은 그곳으로 향하고
무심히 왔다갔다 길바닥 돌멩이만 차대며
기다리듯 꼴통 나오기만 머뭇거리고 있어
새벽같이 다가오는 희물그레한 걸음걸이들
언제 나타날까 눈꺼풀만 비비며 기다린다고
괜스레 널 부러진 돌멩이만 툭툭 차댄다
쥐꼬리 같은 자존심 앞세워 부딪쳐서라도
비록 웅크린 채 터져 나올 씹혀질 말이지만
던져보고 싶어 새알같이 눈뜨고 기다렸다
상대는 먼저 눌러 쓴 빽고모자 푹 가리고
오늘따라 부서진 벤취에 먼저 앉아 버리네.
한참동안 할 말을 잃은 채 의기소침하던 나
그새 졸았는지 늙고 쭈글쭈글한 꼴통 손안에
빵 조각하나 불쑥 코앞에 던지며 휑하니 간다.
댓글 3개
훌륭한 글 감사합니다. 제가 이 시가 왜 어려운지 생각 하고 있읍니다.
강봉환 시인님의 <꼴통은 거기 없었다>에 대한 감상평/서라벌문예협회 영현님 시인님 안녕하세요. 오랜 만에 담론시체형의 시를 보네요. 일명 이야기체형의 시라고도 얘기하며 시 <농무>로 유명한 신경림에서 출발했다고 보는 논문자들도 있지요. 하나의 서사구조를 띈 시라서 줄거리가 있고, 사실감 측면에서 인식의 과정이 쉬워지는 장점이 있다고 해요. 이런 점에서 시인님의 시를 반갑게 맞아, 정성을 다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그 무엇들이 있고, 그 무엇들은 조바심을 내며, 돌멩이만 차대며, 꼴통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네요. 그러니까 시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꼴통과 다수의 대립각의 구도이네요. 이 다수들은 새알같이 눈 뜨고 기다렸다, 에서 보면 한번 해보고자 하는 반항적 심리도 노출하고 있는 자들이지요. 그런데 그 (독자들 포함) 기다렸던 상대는 오늘따라, 빽고모자 푹 가리고 부서진 벤치에 먼저 앉아버렸지요. 그 모습이 오히려, 위용이었나요, 아니면, 그토록 준엄, 혹은 제압하는 두목의 힘이었나요. 혹은요, 먼저 앉아버린, 그래서 기대를 져버린 꼴통 모습에서 새로운 어떤 것을 발견하신 건가요. 화자는 15행에서 “할말을 잃은 채 의기 소침하던 나” 라면서 늙고 쭈글쭈글한 꼴통 손 안에 빵조각 던뎌주며, 휑하니 간다” 라고 하셨거든요, 다시 내용을 추리해 보면요, 그토록 골목길에서 애꿎은 돌멩이를 차가며 대항해 보고 싶던 꼴통이었는데, 이젠 전혀 다른 모습을 느끼신 것 같아요. 세월의 무상감과 허무함을 은연중에 비치신 것도 같구요, 어쨌든 제목에서도 “꼴통은 거기에 없었다”니까, 모든 변화의 의미를 표상한 시라 봐, 지네요. 위의 시를 보면, 여러 문학 작품들이 떠올려 지네요. 우선 이문열의 <일그러진 영웅>이나 전상국의 <우상의 눈물> 그리고 헤세가 쓴 <데미안>의 싱클레어를 괴롭히는 프란츠 크로마 같은 인물들도 연상이 되구요. 그리고 요즘 학교 현장 안에서도 이런 정서의 이야기들은 많겠죠. 혹여 시인께서 연륜이 있으시다면 학창 시절 때의 빛바랜 추억 쯤의 기억들도 있을 거구요. 이랬거나 저랬거나, 지나간 것은 아름다운 것이고, <데미안>에서도 말을 하고 있지요. 하나의 다 성장과정이고, 나를 키운 건 나 자신이었다구요. 시인님의 시 속에서 보여주신 이야기의 성장과정이, 삶의 허무함도 느끼게 하지만요, 그래도 우리들을 키워낸 아름다운 추억들이 아닌가, 해요.
김문숙님,이문자님 먼저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문자님 졸작에 대해 타문협에 올려져 있는 저의 글에 대한 평설을 올려주셔서...감사하구요 다만, 나이가 들어 갈수록 삶은 비우는거라 생각해왔는데 스스로 지금까지 숨가쁘게 살아왔다 자부하며 작금에 와 50이 넘고 삶의 부딪치는 고비마다 결코 그러칠 못하다는 것을, 도시에서 사업상 시골로 내려간 이후 다시 서울생활에 최근 적응기간중 보아서는 안되는 각 세태모습과 일그러진 우리들 모습에서 내자신 많은 시를 토출해 내고 있습니다...그중에 일부입니다/데미안의 싱클레어와 같은 존재와 같이 지금 돈이면 모든게 되는 듯한 세상이 안타까워 꼴통을 통해 많은 삶의 허무와 빵조각으로 희망을 표현함으로써 독자의 의도를 이끌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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