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게시물 상세보기

두 번째 이야기....

양성준 2008. 10. 15. 오전 09:58
3561

두 번째 이야기...


사랑에 관한 짧은 꽁트


.......어느 나뭇잎이나 마찬가질 테지만....

특히나 라일락의 잎사귀는...무척 쓰다.

그런걸 신경써서 먹어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 정도가 얼마나 심한가 하면..

입을 수십 번 행구어도 다음날까지

그 쓰디 쓴 맛이 남아있을 정도다.....


\"삼촌 사랑이란게 뭐야?\"

항상 호기심에 가득찬 얼굴로 엉뚱한 질문을 쏘아대던 조카녀석이

이번에도 눈망울을 말똥거리며 내 시선을 잡아채 버린다.

 

이제 갓 초등학교를 입학한 탓이라 그런가......?

어디서 보고 듣는 이야기들이 그리도 많은지...

쪼로로 내게 달려와 그 커다란 눈망울을 껌벅이며 내 대답을 기다리 곤 그랬지만....


\"어....그건.....\"

이번엔 좀 어렵지 싶다.

내 바지춤을 붙둘고 대답을 재촉하는 녀석의 눈이 애처롭게 보이기 시작 할 때

....

난 녀석을 단숨에 들어 올리고 두팔에 안은 채 뒷뜰로 갔다.

오후 햇살이 유난히 부셨던 그 날....

보채던 녀석의 어금니 사이로

난...라일락의 잎사귀를 조그맣게 접어 입 속에 물려 주었다....

...순간...

그 쓰린 맛이 입속에서 돌기 시작하는지...

녀석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런 녀석의 귀에 대고 난 작게 속삭였다.


\"....그게 사랑이란다.\"

...

좀 심하지 싶었다.

하지만 녀석은 곧 알게 될꺼다.

...

수 십번 행구어도 쉬 지워지지 않는 그 놈의 쓴맛이 정작 가슴 속에서 일어날 땐...

물조차 쓸 수 없다는 걸 말이다.

...


세상엔 늘 달콤한 것들로 가득차 있지 만은 않다.

늘 예쁠것 같은 사랑이란 것도.... 라일락 같은 거...


...


녀석은 아마도 날 용서할 수 있을 게다.


                                                                                         울이의 이야기 中...

댓글 1개

포아풀 2008. 10. 18. 오후 01:26

그걸 알끼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그러나 사랑이 늘 쓰다고만 한다면... 쓴 맛 뒤에 오는 어떤 미묘한 그 맛도 알 때쯤이면 정말 인생의 달인이 되어있을지도...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