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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타자장

포아풀 2008. 10. 20. 오후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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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반점 투명유리 안의 남자, 달라붙는 시선 애써 털어내며 반죽을 쳐댄다 밤마다 너의 이름을 품고 뒤척였다고 지금 이순간도 네가 그립다고 수줍어 차마 내놓지 못한 촉촉한 마음을 섞고 미련으로 서성이다 돌아선 애틋한 날들을 넣어 주무른다 돌아보면 좋았던 기억 별들만큼이나 많아도 더러 내려놓고 싶은 것도 있어 패대기를 쳐보지만 찰진 인내만이 필요하다고 되살아나는 기억 꾹꾹 누른다 힘차게, 때로 부드럽게 치댈 때마다 팔뚝근육 불끈 솟고 이마엔 송슬송글 이슬 맺히는데 얼마나 세월을 잘게 가닥 냈을까 무수히 잡히는 시간의 면발들 타래 털어 욕망과 화해와 용서 펄펄 끓는 솥에 삶아내고 애태운 속처럼 달달 볶은 양념 얹어 식탁에 턱, 올려놓으면 입맛 도는 쫀득하고 근사한 한 그릇의 짜장, 한 그릇의 말씀

댓글 14개

김재원 2008. 10. 20. 오후 09:37

나이가 들면 입맛도 변한다지만 자장면의 맛은 지금이나 그때나 변함 없는 것도 이상하지만, 자장면 500원 하던 시절은 왜 그렇게 그리울까요? 그리움이 묻어있는 그런 곳에는 이젠 낯선 풍경들만 남아 있고 옛적 짜디짠 풍경들은 그렇게 세월 속으로 묻혀 버렸나 봅니다 세월의 저편 어딘가로 들어가면 낯익고 그리운 풍경들을 만날 수 있을지... 잘 읽었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김일문 2008. 10. 20. 오후 09:47

먼 옛날 장터에서 엄마 손 붙들고 자장면 사달라고 보채던 그시절이 생각납니다 그때 자장면 맛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김윤덕 2008. 10. 22. 오전 12:22

나는 자장면이란 표현 보다 예전 대로 짜장면이란 표현이 더 좋습니다... 그게 더 맛나는듯 하고 정겹게 들리므로 ㅎㅎ 잘 읽었습니다..

포아풀 2008. 10. 22. 오전 09:51

자장면과 짜장면...... 표기와 발음의 차이. 느낌의 차이. 추억을 불러오는 차이... 물가지수를 대변하는 자장면. 라면값, 자장면값으로 물가를 가늠하기도 하지요. 자장면에 얽힌 사연도 많을 것 같아요. 김재원 님, 김일문 님, 김윤덕 님, 고운 발걸음 감사합니다. 깊어가는 가을을 마음껏 누리시길 바랍니다.

미오새 2008. 10. 23. 오후 11:29

*포아풀님.. 대한민국에서 자장면을 즐기는 사람의 수는 가히 천문학적 숫자이겠지만, 이렇게 한 그릇의 자장에서, 말씀, 한 그릇을 추출해내신 분은 역시 님이 유일하겠지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자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더니, 눈에 보이는 재료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더 많은 의미들이 함께 섞여 버므려 졌을 한 그릇의 수타자장 앞에 왠지 숙연해지는 느낌입니다. 한 그릇의 자장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 만큼의 인내, 화해, 용서가 필요했을까요. 그리고, 그 일을 지속 할 수 있었던 끈기와 집념은 어디서 얻었을까요, 그리고, 어깨의 근육을 키워가며 뽑아낸 면발의 길이가 오직, 그리움으로 버티어 낸 기나 긴 인고의 세월같기도 하고... 첫술에 배부르랴, 라는 속담처럼, 처음 보다는 몇번 읊조리고 난 후, 오히려 깊은 맛이 느껴지지만, 아무래도 이 詩의 완벽한 해독解讀은, 작가와 독자가 서로 마주 앉아, 입가에 자장이 범벅이 되도록 묻혀가며, 수타자장을 한 그릇 비우고 나서야 비로소, 그때 이루어 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그리고, 마음속 사진기로, 입가에 자장이 묻은 작가의 천진한 모습을 \"찰칵\"하고 찍었는데요, 이걸 어쩌지요? 미오새 혼자 보기 아까워서... **포아풀님.. 자칫 쓸쓸해지기 쉬운 이 가을 날들이, \"수타자장\"을 완벽하게 해독하는 그 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채워질 듯 싶어요. 이 가을을 이겨 낼 수 있는 빌미를 주신 포아풀님께 감사하며...

최인구 2008. 10. 24. 오후 01:17

안녕하세요? 포아풀 님~! 시에 대한 평가는 미오새 님이 너무 잘 해 주셨으니깐 저는 다른 얘기 하나 할게요... 포아풀 님 자장면은 꼭 검증 된 곳에서 드세요... 왜냐면 자장소스를 만들 때 춘장과 대두유를 1:1 정도 비율로 볶는데 비양심적인 식당은 이때 대두유 대신 폐유를 씁니다. 폐유는 탕수육 깐풍기 등을 튀기고 난 폐식용유를 말합니다. 같은 자장면이지만 어떤 자장면은 고소하고 향이 좋은데 어떤 자장면은 왠지 느끼하고 빨리 굳어 버리는 자장면 있죠 그러면 십중팔구 폐유를 쓰는 식당입니다. 열 곳 중에 일곱 곳은 폐유를 쓰신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저는 간자장을 즐겨 먹습니다. 그리고 중식을 잘 하는 집은 불 맛이 납니다. 짬뽕이든 어떤 메뉴든 불이 사용 된 메뉴에 불 맛과 향이 나면 그 집 주방장 솜씨가 좋은 거죠^^ 특히 자녀가 계신 분들은 폐유 안쓰는 중국집 꼭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폐유는 버려야 할 음식쓰레기를 다시 사용하는 것이기에 건강에 매우 안 좋습니다. 포아풀 님 자장면 잘 먹고 갑니다.

박은정 2008. 10. 24. 오후 05:56

갑자기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지네요. 졸업식때나 겨우 먹을수 있었던 짜장면!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고 맛있는 짜장면! 배고프고 허기지면 꼭 한 번은 생각나는 짜장면! 오늘저녁은 짜장면으로 요기를 해 볼까요 ㅎㅎㅎ^^*

포아풀 2008. 10. 25. 오후 09:47

ㅎㅎㅎ...... 왜 웃느냐고 물으시겠죠, 미오새님? 자장을 입가에 잔뜩 묻힌 제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반대로 미오새님의 그 모습도 상상하니... 이거 작품감이네요. 언제 한번 같이 자장을...? 물론, 아래 오신 인구님과 예쁜 박은정 간사님도 함께... 두 분에게도 자장을 묻혀가며 드실 수 있는 기회를... ㅎㅎ 미오새님의 독해는 이미 경지를 넘어선듯합니다. 이 가을 만끽하시고, 감기 조심하시고, 추억도 많이 만드세요. 저도 늦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누려보겠습니다. 인구님. 자장면 잘드셨어요? 제가 만든 수타자장은 새 기름을 썼으니 염려놓으셔요. 좋은 정보네요. 음식가지고 장난치는 일... 언제나 개선이 될까요. 인구님은 모르시는 게 없어요. 하시는 일이......? 가을의 휴일 알차게 보내세요, 인구님. 예쁜 간사님... 호칭 맘에 드시죠? 우리 간사님 계신 곳 가기전의 그 수타자장집 한번 가볼까요? 몇 해 전 산책을 마치고 가끔 들린 곳이지요. 나이가 들수록 이제는 밀가루 음식이 소화에 좀 지장을 주기는 하지요. 그래도 당길 때가 있어요. 추워졌어요. 따듯하게 입고 다니세요. 고운 방문 감사합니다.

손일갑 2008. 10. 27. 오전 10:44

반갑습니다 포아풀님 시를 읽고 나서 수타자장면이 생각나네요 그래요 얼마나 세월을 잘게 냈을까 싶네요 그전에는 몰라든 수타자장면이 새로게 내가슴에 왔닿네요 좋은시 잘읽고 갑니다

포아풀 2008. 10. 28. 오후 10:03

반갑습니다, 손일갑님. 대구의 가을은 어떤지요. 여전히 아름답겠지요. 자주 오세요. 방문 감사합니다.

산들바람 2008. 11. 06. 오후 01:43

포아풀님... 자장을 입가에 잔뜩 묻힌 포아풀님의 모습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어요.ㅎㅎ

포아풀 2008. 11. 09. 오후 08:57

산들바람 님... 그모습 괜찮지 않나요? ㅎㅎ

미오새 2008. 11. 12. 오후 11:41

*입가에 자장이 잔뜩 묻어있는, 포아풀님을 찍은 마음속 사진은 쉽게 삭제가 되지 않는데, 이걸 어쩐담..! *산들바람님..화장을 다시 고치더라도 \"수타자장\"은 입가에 범벅이 되도록 묻혀 가면서 \"후르륵 짭짭\" 먹어야 제맛일것 같은데... *그런데 포아풀님이 만들어 놓은 수타자장에는 인생의 오미五味가 잔뜩 들어있어서 서로 마주 보며 시식을 하기 전까진 오래도록 그 씁쓸한 맛이 가시지 않을듯... *오미...그리움, 애틋한 정, 인내, 용서, 화해

포아풀 2008. 11. 13. 오후 04:41

시 뜯어 읽기, 분석하기의 달인. 이미 경지를 넘은 미오새님.. 다섯 가지의 맛이 섞인 하루가 저녁을 향해 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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